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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국제초대석 <18>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축구 즐기는 문화·인프라 키울 것… 부산 축구전용구장 꼭 필요"

  • 구시영 기자 ksyoung@kookje.co.kr
  •  |   입력 : 2013-05-09 20:27:11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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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이룩했던 '4강 신화'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재현하도록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부산 동래중학교에서 열린 '전국 중등축구리그' 행사에 참석, 대회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는 정 회장.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협회장 당선 후 3개월 소회

- 한국 축구는 거대한 생태계
- 대표팀은 전사, 리그는 병참
- 갈등 풀고 소통·화합이 소명

# K리그 활성화 방안은

- TV중계 늘리고 경기 재밌게
- 지역에 맞는 마케팅 펼쳐야
- 선수·팬 만남의 기회도 확대

# '축구 꿈나무' 육성하려면

- 클럽 유스시스템 강화 힘써
- 학생들 공부·운동 병행하는
- 주말 유소년리그 활성화

   
정몽규 회장이 지난달 19일 부산 동래중학교에서 열린 '2013 전국 중등축구리그' 경기에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국제신문DB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축구 대통령'으로 불린다. 한국 축구계를 이끌어가는 수장이라는 뜻에서다. 그만큼 회장의 권한과 책임이 막중하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월 28일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4명의 후보가 출마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결국 2차 결선투표 끝에 정몽규(51) 회장이 새 수장에 당선됐다. 이후 3월 7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선거 때 내세웠던 것처럼 그는 축구 발전과 축구계 화합, 소통이라는 대명제 아래 쉴 틈 없이 국내외를 오가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그런 정 회장과 최근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의 행보와 현안에 대해 알아봤다.

-협회장에 당선된 지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소회는 어떤가.

▶대한민국 축구는 커다란 생태계와 같다는 것을 느꼈다. 국가대표팀은 한국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전사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병참과 지원을 맡는 것이 프로리그이고, 그 리그를 지탱하는 것이 아마추어 리그이다. 건강한 축구의 생태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그 나라 축구의 최종적인 경쟁력이 된다. 이런 생태계 속에서 갈등의 요소를 없애고, 소통의 그릇을 만들며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철학을 펼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사명임을 새삼 깨닫고 있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질서와 상생,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 내는 소명에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선거공약으로 '대한민국 축구 업그레이드 플랜 비전 22'를 내세웠다.

▶국제경쟁력과 축구 문화·인프라를 높이겠다는 얘기다. 영국에서 축구는 그저 TV 속이나 경기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삶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그런 환경을 만들려면 어디에서나 쉽게 축구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중요하다. 축구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청소년들이 사회성을 익혀가면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사회를 우리 축구가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 대표팀 성적이 아무리 좋고 나라가 부강해도 축구 문화와 인프라가 따르지 않는 국제경쟁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국제 축구에서 외교력이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대표팀이 성취한 위업 덕분에 아시아 축구계에서 위상이 상당히 높다. 하지만, 정작 그 위상에 걸맞은 기여가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 우선은 아시아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각 나라 대표를 방문해 그들과의 유대를 공고히 하는데 힘을 기울이겠다.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과도 자주 접촉하고 친교를 가질 계획이다. 이를 통해 FIFA 부회장이나 집행위원 등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범(凡)현대 기업체에서 축구단을 많이 운영하고 있다. 축구에 애착을 갖는 이유는.

▶영국 유학시절 축구가 영국의 지역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매력을 느꼈다.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맨체스터라는 도시의 상징이 되었고, 그 구단이 창출하는 생산성이 한 도시를 활성화시키는 모습을 목격했다. 유럽에서 보았던 그런 열기를 한국에서도 재현해 보고 싶었다. 이를 위해 울산·전북에 이어 부산에서 계속 축구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 열기가 예전보다 못한 것 같다. 특히 부산에서는 관중이 적어 썰렁한 분위기다.

▶많은 고민이 필요한 문제다. 우선 TV중계가 활성화되고, 경기내용이 더욱 재미있어져야 한다. 수준 높은 경기 모습이 생생하게 팬들에게 전해지면 K리그가 사랑받게 될 것이라 믿는다. 또 각 지역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구단이 해야 할 몫이다. 팬들이 축구장에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요소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선수들이 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만남의 기회를 늘여야 할 것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전이 앞으로 3경기 남았다.

▶내년 월드컵 진출이 단기적으로 최우선 과제다. 최강희 감독이 남은 3경기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K리그에서 최 감독의 업적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번 카타르 전에서 아시아 축구가 결코 만만하지 않음을 느꼈다. 하지만 최 감독도 진화하고 있다. 최 감독이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면, 예선뿐 아니라 본선도 맡겨야 한다고 본다. 장기적으로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재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선수들의 역량을 하나로 묶어낼 지도자의 경쟁력이 향상되어야 한다.

-부산에는 축구전용구장이 없어 관람에 어려움이 많다.

▶부산의 경우 여러 구기 종목 중 축구만이 종합운동장에서 경기하고 있다. 이런 점은 팬들과 마찬가지로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전용구장 조성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 대안으로 아시아드주경기장에 가변좌석을 설치했다. 하지만 부산에서 국가대표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축구전용구장이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부산 아이파크 구단과 부산 축구 관계자들이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이파크가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력은 아직 미흡한 것 같다.

▶'머니 게임'으로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하면 단기적인 성공은 기대할 수 있지만 진정한 해결책은 아니다.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는 많은 돈을 들여 선수들을 구성했지만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유소년 시스템을 육성해 자신들만의 '축구 DNA'를 공유했던 바르셀로나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 부산 아이파크는 2003년부터 클럽 유스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꿈나무' 육성에 대한 계획은.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지도자 육성이 중요하다. 또 유스클럽들을 활성화해 학생들이 쉽게 축구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 앞으로 각 지역의 주말 유소년 축구리그를 활성화해 어린 시절부터 리그 경기 문화에 익숙하게 만들 생각이다. 주말 리그가 활발해지면 선수들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진로 선택의 폭도 넓어질 수 있게 될 것이다.


# 울산, 전북 거쳐 부산 구단주…다방면 스포츠맨

- 정몽규는 누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넷째 동생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그의 사촌 형이다. 정 회장은 1988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 석사를 받고 귀국해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이후 1990년 이사 직함으로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들어갔고,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끝에 8년 만인 1996년 1월 현대차 회장에 올랐다.

정 회장이 축구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4년 현대차 부사장 때 프로축구 울산 현대 구단주를 맡으면서다. 오래 전부터 축구단을 운영해 온 현대가(家)의 내력과 영국 유학시절 현지 축구문화를 접한 것이 그를 축구 경영자의 길로 이끌었다.

정 회장은 울산·전북 현대를 거쳐 현재 부산 아이파크까지 프로축구 구단주를 세 번째 맡고 있다. 특히 2011년 프로축구연맹 회장직을 꿰차면서 '축구 대권'(대한축구협회장)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그는 연맹 회장에 취임한 뒤 '승부조작' 파문으로 큰 충격에 빠진 K리그를 추스리고 정상화하는 데 기여했다. 또 K리그 승강제 도입과 1·2부 리그 출범, 선수들의 최저연봉 상향 조정 등 큰 사안들을 무난하게 추진했다는 평가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축구계에 넓고 두터운 인맥을 쌓았다. 또 그는 축구뿐 아니라 스키와 테니스, 철인 3종 경기 등을 즐기는 스포츠맨이다. 스키는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수준급 실력을 자랑한다. 그래서 체력이 좋고, 해외 출장도 수행비서 없이 다니곤 한다는 것이 측근의 말이다.


※ 프로필

▷1962년 서울 출생 ▷1980년 용산고 졸업 ▷1985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1988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원 정치학 석사 ▷1993년 현대차 부사장 ▷1994~1996년 울산 현대 호랑이 축구단 구단주 ▷1996~1998년 현대자동차 회장 ▷1997~1999년 전북 현대 다이노스 축구단 구단주 ▷1999년~ 현대산업개발 회장 ▷2000년~부산 아이파크 구단주 ▷2011~2012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2011년~아시아축구연맹(AFC) 특별위원회 위원 ▷2013년~동아시아축구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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