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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회복 프로젝트-무너진 교단 '희망'을 세우자 <1> 지금 교실에선

그림자도 밟지 말랬는데…교사 이름 함부로 부르고 발길질까지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3-05-07 21:25:26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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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부산의 한 중학교 학급에서 담임교사가 조례를 하고 있다. 최근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흔들리는 교사의 권위를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수업시간 돌아다니기 일쑤
- 복장불량 지적한 교사에게
- 물어뜯고 도망가며 승강이
- 학부모에 학생 전학 권하자
- 되레 '성추행 교사'로 몰아

- 중학교가 가장 심각한 수준
- 점점 저학년으로 문제 확산
- 명예퇴직 교사 매년 증가세

"지난해 일이다. 한 초등학교 선배교사를 상대로 학부모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었다. 특정 학생에게 상을 몰아줬다는 이유였다. 장학사가 나와 조사를 했지만 그 학생이 받았던 상은 담임교사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결국 교사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런 정상적인 교육활동마저 툭하면 학부모의 민원이나 소송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교단 경력 20년의 부산 A초등학교 교사)

"중학교 60대 교사가 등교지도를 하다가 복장이 불량한 여학생을 제지했다. 여학생은 반항하며 교실 쪽으로 도망쳤다. 교사가 따라가 붙잡고 실랑이하는 과정에서 여학생이 교사의 얼굴에 상처를 입히고 팔을 물고 발길질을 했다. 중학생은 강제로 전학을 시킬 수 없지만, 학교 측은 학부모에게 전학을 권했다. 하지만 학부모는 오히려 '1년 전 해당 교사가 등교지도를 하면서 성추행을 했다'식의 주장을 펴면서 대응했다. 성추행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노교사가 양보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부산 B중학교 교감)

오는 15일은 스승의 날. 생일을 맞는 기분이어야 할 교사들의 얼굴이 밝지만은 않다. 교사 권위가 예전 같지 않은 탓이다. 교권회복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만난 교단 경력 35년의 C초등학교 이모 교장은 "몇 년 전 같으면 중학교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 초등학교 5, 6학년으로 내려가고 있다"며 "이 탓에 연초에 담임을 배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 돼버렸다"고 털어놨다.

■가속페달 밟는 교권추락

초등학교는 여교사의 비중이 평균 90%에 육박하는데, 고학년은 맡기 힘들어 너도나도 선뜻 나서지 않는다. 이 교장은 "지난해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한 학급에 기간제교사가 필요해 몇 년 전 명예퇴직한 분을 모셨는데, 이 분이 계약기간 두 달을 못 채우고 보름 만에 그만둔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소수의 학생이 수업시간에 교실을 마구 돌아다니거나 기간제 교사의 이름을 부르는 등 막무가내로 구는 바람에 견디지를 못했던 것이다. 그는 "물론 이는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요즘 초등학생들조차 영악하고 통제가 쉽지 않은 사례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놓고 보면 교권침해 현상에도 학교급별 특성이 파악된다. 중학교가 고충이 가장 크다는 것은 대부분 교사들이 동의한다. 협성대 김성기 교수와 한국교육개발원 황준성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초·중등 교원의 명예퇴직 사유 분석' 논문에서 "학교급 중에서 중학교의 생활지도가 가장 힘들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책은 다양하다. "중학생의 학업스트레스가 과중함에도 교사들은 각종 잡무에 시달려 학생과 소통할 여유가 없다" "중학생에게 현행 벌점제도는 실효성이 없고 체벌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교사에게 대응 수단이 없다"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고교의 경우 대체로 입시라는 뚜렷한 목표가 생기고 학생들의 성향도 어느 정도 정리돼 중학교보다 안정된 것으로 평가된다. 어쨌든 학생인권조례, 체벌금지, 학업스트레스, 학부모의 과도한 개입, 교사의 잡무 등 다양한 요소가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교권침해현상이 더욱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형국인 것은 분명하다.

전국 1076명의 교사가 참여한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의 2012년 11월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1.4%는 교권침해가 심각하다고 했다. 또 교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응답자의 52.3%가 '그냥 참고 넘어간다'는 답변을 선택했다. 교권침해에 대한 교사의 어려움이 여기서 도출된다.

■교단 떠나는 교사도 증가

교권추락은 곧 교단을 떠나는 교사의 증가로 이어진다. 부산시교육청의 자료에 따르면 교원의 명퇴 신청자 규모는 2010년 2월 기준으로 226명(수용 226명)이었던 것이 지난 2월에는 439명(수용 33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명퇴를 희망하는 교사들이 늘어나는 것은 교권침해 및 학생생활지도에 따른 부담감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교권침해가 지속된다는 것은 미래세대인 학생들의 교육에도 문제가 빚어진다는 뜻이다. 현재의 교권침해를 극복하고 교권을 회복하기 위해 다채로운 의견이 제시되고 있어 이에 대한 열린 태도도 필요한 시점이다. 학교·학부모·학생·지역사회가 동참하는 교권회복프로젝트가 시급히 필요한 이유다.


# 명퇴사유 1위 "학생지도 힘들다"

■ 교사들, 왜 교단 떠나나

- 초·중등 교사 371명 설문조사

협성대 김성기 교수와 한국교육개발원 황준성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논문 '초·중등 교원의 명예퇴직 사유 분석'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371명에게서 답변을 받았다.

'최근에 명예퇴직을 할 것인지 고민해 본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63.6%가 '그렇다'고 답했다. 36.3%는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들에게 '명예퇴직 신청의 주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느냐'고 묻자 1위는 '교직업무 곤란도'(50.9%)였고 '건강상의 문제'(6.5%)가 뒤를 이었다.

다시 이들 371명에게 '명예퇴직 신청이 증가하는 주된 이유'를 두 가지씩 고르라고 하자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 증가'라는 의견이 36.5%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잡무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15.5%) '학부모들의 민원에 따른 스트레스 증가'(15.0%) '연금개혁에 대한 불안감'(12.8%) '교육과정 개편에 따른 교육의 어려움'(5.9%) 등의 순서를 형성했다.

이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커지고 있는 교권침해현상과 직접 또는 간접으로 연결되는 학생지도의 어려움, 잡무, 학부모의 민원 등이 교원들이 명예퇴직을 선택하는 주요 원인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지역 교원 명예퇴직 현황

집계 시점

신청

수용

2013년 2월

439명

330명

2012년 8월

147명

147명

2012년 2월

289명

289명

2011년 8월

118명

118명

2011년 2월

210명

210명

2010년 8월

128명

128명

2010년 2월

226명

226명

※자료 : 부산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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