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사·관리 업무 공백 초래"
- 직원 반발에 일단 보류
부산진구가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인원 충원 없이 본청 인력을 일선 주민센터로 내려보내는 인력 재배치를 검토하자 사회복지직 직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청이 일선의 고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근시안적 방안을 추진하려 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진구는 지난달 말부터 구청장 지시사항으로 사회복지업무 효율화를 위한 인력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사회복지직 직원이 격무로 인해 자살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자 경감 방안을 고심하던 중 주민센터 사회복지직 정원을 보강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구는 본청에서 근무하는 통합조사계, 통합관리계 직원(16명) 중 상당수를 주민센터에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사회복지직 직원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충원 없이 인력 재배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혼선만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모든 지자체가 보건복지부에서 효율성에 중점을 두고 만든 사회통합전산망 중심 복지전달체계에 따르고 있는데, 주민센터로 재배치하는 방안은 효율성 측면에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존 시스템에 따르면 주민센터는 복지수요 접수와 현장 방문, 본청은 조사와 관리를 전담하는 이원화 방식이다. 그런데 이들이 주민센터로 배치되면 이곳에서 접수, 현장방문, 조사, 관리 등 모든 관련 업무를 수행하게 돼 업무가 경감되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부산진구 주민센터는 총 23곳으로, 본청 직원이 모든 주민센터로 투입될 수 없는 구조에서 업무가 주민센터로 몰리면 오히려 과부하만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사회복지직원은 "인력 재배치 소식을 구청 업무계획표에서 보고 알았다. 해당 직원 의견은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려 했던 것이다"며 "주민센터로 재배치하면 오히려 업무 부하 및 권한을 두고 혼선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개선으로는 현재의 사회복지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해당 직원들이 반발하자 구는 일단 인력 재배치 검토를 중단하고 다음 달 보건복지부가 복지전달체계 개편안을 내놓으면 이를 참고해 결정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구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일 뿐 확정된 것은 없다.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과중한 업무를 경감하고 주민에게 최상의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