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 "관례상 문제없다" 반발

허가된 위치와 다른 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폐기물 재활용·처리 시설이 인근에 설립 예정인 초등학교의 환경위생정화구역에 해당돼 갈등을 빚는 사태(본지 지난 3월 5일 자 8면 등 보도)와 관련해 관할 구청이 시설 이전 및 폐쇄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업체가 이를 무시하고 이전·폐쇄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사하구 구평동 A제철의 폐기물을 위탁처리하는 2개 업체는 30일 기한으로 사하구로부터 시설 이전·폐쇄 계획을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이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이전·폐쇄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사하구는 이 업체가 시설을 운영 중인 구평동 38의 36은 구평 택지개발 지구 내 설립될 초등학교의 학교환경위생구역으로 설정된 지역이므로 학교보건법에 따라 이전하거나 폐쇄해야 한다며 이에 따른 계획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지난달 2일 발송했다. 이는 신고 위치를 정정해 줄 수 있다는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사하구 관계자는 "서부교육지원청에서 시설의 신고 위치와 실제 운영 위치가 달라 이전·폐쇄해야 한다는 공문을 보내와 업체에 전달한 것이다"면서 "업체 측의 답변이 없어 교육부에 이 내용을 문의하고 교육부에서 문제가 있다는 결정을 내리면 폐쇄명령 등의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교육청과 구의 이 같은 결정을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청이 문제 삼고 있는 신고 위치와 다른 위치에서 시설이 운영되고 있는 점은 당시 관례에 따라 회사의 대표부지로 신고했고 구의 현장 확인까지 거쳐 위법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1999년부터 시설 운영을 시작해 2008년 고시된 학교 부지보다 앞서 있는데도 이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폐쇄는 말도 안되고 이전 가능한 대체 부지도 없다"며 "구가 행정조치를 취하면 법적 대응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