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23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중수부 최고책임자도 언급
- 임 씨 "사실무근…고소 검토"
- 이인규 전 중수부장도 "황당"

조현오(58) 전 경찰청장이 법정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에 관한 얘기를 한 유력인사는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임 전 이사장은 "사실무근이고 (조 전 청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지 검토하겠다"고 반박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조 전 청장은 "2010년 3월 31일 강연에서 말한 내용은 그로부터 불과 며칠 전에 임 전 이사장으로부터 전해 들은 그대로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서울지방경찰청장이던 당시 나보다 경찰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어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1심에서 조 전 청장은 2010년 3월 강연 전 '유력인사'에게 우연히 차명계좌 얘기를 들었고 그해 8월 강연 내용이 보도된 후 대검 중수부 핵심 수사라인에 있던 검사와 수사관에게 각각 더 자세한 얘기를 직간접적으로 전해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조 전 청장은 이날 재판에서 나머지 2명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2010년 8월 대검 중수부 최고 책임자와 통화에서 '이상한 돈의 흐름을 발견했었다'는 말을 들었고 그해 12월 경찰 정보관을 통해 대검 중수부 금융자금조사팀장의 말을 간접적으로 전해 들었다"고 내용을 전보다 구체화했다. 당시 대검 중수부 최고 책임자는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었다. 이 전 중수부장도 "조 전 청장과 전혀 친분이 없고 통화를 한 적도 없다.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