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 날짜 바꿔 재포장 판매

- 5곳 적발, 점장 등 6명 입건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허위로 표시된 즉석·신선식품을 판매해온 대형 할인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특히 일부 업체는 통상적인 유통업계의 유통기한보다 짧게 표시해 높은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시킨 뒤 라벨을 바꿔 다는 수법으로 유통기한이 지난 뒤에도 계속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 지능팀은 지난 1~2일 관내 식품판매업 신고를 한 330㎡ 이상 규모의 대형 할인점과 기업형슈퍼마켓 등 13곳을 대상으로 유통기한 위반 행위를 집중 단속한 결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H할인점 등 5곳을 적발, 점포의 점장 3명과 부장 등 관련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단속 결과 해파리·먹장어·꼬리새우살·소고기 등심·콩나물 등 신선식품의 유통기한을 허위표시하거나, 유통기한이 경과한 제품을 진열·보관하는 등의 위반행위가 적발됐다. 또 이들 업체는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해야 할 식품을 재포장해 판매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남구 감만동의 H할인점의 경우 유통기간이 지난 먹장어를 정상 제품과 섞은 뒤 새로 포장해 판매하다가 적발됐다. 특히 이 업체는 보통 다른 업체들이 같은 즉석식품을 3일 정도 보관하는 것과 달리 자체적으로 하루만 보관한다고 명시해 더 신선한 것처럼 보이게 한 뒤 다음 날 아침에 그대로 판매했다. 

이 밖에도 이 업체는 유통기한이 지난 뒤에도 꼬리새우살을 폐기하지 않고 판매했다.

남구 우암동의 T마트도 콩나물을 통상적인 유통기한인 5일보다 짧은 1, 2일로 명시한 뒤 실제 유통기한이 지난 뒤에 그대로 팔다가 적발됐다. 수영구 남천동에 있는 H할인점의 경우 유통기간이 지난 1~3일인 등심의 포장지를 교체하면서 유통기간이 2~4일로 명시된 새 라벨을 붙여 판매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라벨 발급기가 과거 날짜를 소급해 산출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축산물관리법상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남구의 또 다른 H할인점과 H기업형슈퍼마켓은 각각 유통기한이 지난 콩나물과 해파리를 팔아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아 유통기한을 확인하지 않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 대형마트가 이런 소비자 심리를 악용한 것으로, 적발 업체에 대해 고발조치와 행정처분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업체의 경우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으며, 일주일에서 한 달에 이르는 영업정지 행정명령이 가해진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대형업체의 경우 매출액 대비 과징금 부담률이 극히 작아 영업정지 처분을 과징금으로 대체하면 실질적인 제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이에 대한 제도 개선도 경찰청에 건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