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 등 기본 서비스도 미비

최근 A(여·21) 씨는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다. 참다못한 A 씨는 8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부산 금정구 노포동에 있는 '여성긴급전화 1366 부산센터'를 찾았다. 1366 부산센터는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 부산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여성긴급전화이다. 가정폭력, 성폭력 등 위기상황에 처한 여성에게 1년 365일 24시간 연중무휴로 위기상담과 긴급보호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국번 없이 1366만 누르면 해당 지역의 상담원과 연결돼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현재 부산센터에는 9명의 직원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또 의료기관, 검찰, 경찰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통합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센터는 A 씨의 기대만큼 안전한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했다. 그는 혹시라도 남편이 자신을 찾으러 올까 하는 불안함에 떨었다. 피해여성들이 숙식하는 공간인 탓에 직원들도 모두 여자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월 15일 영도구 한 여성보호센터에서 남편의 잦은 폭력을 피해 생활 중인 아내(40)를 찾아가 강제로 차에 태운 뒤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 흉기로 위협하는 등 12차례에 걸쳐 폭행하고 12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뺏은 혐의(폭행 등)로 남편 김모(40) 씨가 영도경찰서에 붙잡혔다.

또 A 씨는 황급히 집을 빠져나오느라 육아용품을 제대로 챙겨오지 못했다. 센터에는 웬만한 육아용품이 구비돼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랐다. 그뿐 아니다. 센터에서 나눠준 식권을 들고 인근 식당을 찾았지만 A 씨가 원하는 음식은 돈을 더 내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A 씨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서 왠지 주눅이 들었다. 다행히 현재 남편과 오해를 풀어 집으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2일 "피해여성들이 24시간 동안 거주하는 공간이다 보니 남성직원을 배치하기 어렵다"며 "긴급한 상황에 대비해 인근 팔송파출소에서 즉시 출동할 수 있도록 했고 24시간 CC(폐쇄회로)TV를 통해 센터 안팎의 상황을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심하게 준비해 센터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