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경찰에 적발된 자동판매기의 내부. 호스가 녹슬어 있거나(왼쪽), 물받이에 곰팡이가 피어 있다. 금정경찰서 제공

- 3년간 청소 한번 하지않기도

부산지역 유명 관광명소 등에 설치된 커피자판기 위생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설치 후 3년 동안 한 차례도 청소하지 않은 자판기 관리업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금정경찰서 지능팀은 28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커피자판기를 설치하고 위생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식품관리법 위반)로 자판기 관리업자 이모(36) 씨 등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적발된 자판기 관리업자들은 30대 이상을 관리하는 대형업체이고, 조사 대상은 이들 업체의 자판기 가운데 50대다.

경찰은 지난 21일부터 일주일간 해운대 누리마루, 동백섬, 노포터미널 승강장, 부산대, 부산시청 등 시민이 많이 찾는 유명 장소를 선정해 집중 단속을 벌였다. 단속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설치 후 수년간 한 번도 내부 청소를 하지 않은 자판기도 10대 중 9대나 되는 등 위생관리가 엉망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깨끗해 보였지만 내부상태는 경악할 정도로 더러웠다. 자판기 내부의 재료 혼합기, 급수통, 급수호스는 찌든 때로 원래 색깔인 흰색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누렇게 변해 있었다. 남은 커피액이 담긴 물통에서는 악취가 풍겼고 거미줄은 물론 곰팡이가 피어 있는 자판기도 많았다. 자판기 안에서는 사용한 칫솔과 찌그러진 캔커피 깡통까지 발견됐다. 그동안 자판기 관리업자들은 고객의 눈에 띄지 않는 내부를 청소하지 않고 커피 프림 등 내용물만 교체했다.

또 커피자판기 외부에 위생점검표가 아예 없는 곳도 수두룩했다. 자판기 외부에 위생점검표가 비치돼 있어도 매일 점검과 청소를 하는 것처럼 대부분 허위 표기했다가 적발됐다. 한편 식품자동판매기영업자의 준수사항에 따르면 자판기는 매일 위생상태와 고장여부를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