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가 임기 이후 완료 계획
- 재선 실패하면 차질 불가피
경남도가 최근 홍준표 지사의 선거공약 이행을 위한 세부실천 계획을 확정했다. 하지만 도가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는 데다 공약 추진에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실현 가능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홍 지사의 임기 이후 완료되는 중·장기 사업이 공약의 대부분을 차지,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18일 경남도에 따르면 확정된 도지사 공약은 7대 분야 48개 사업으로 실현 가능성과 사업 타당성에 최우선을 두고 수립됐다. 분야별로는 '차별 없는 행복, 경남토대 구축' 등 사회·문화·복지 부문이 11건(23%)으로 가장 많았다. 진주·사천 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권역별 미래 신성장 산업벨트 구축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10건(21%), 농·어·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 및 세계적인 남해안 관광·휴양 거점 조성 등이 각각 8건(17%)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공약의 적기 실현이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홍 지사의 48개 공약 이행에는 모두 24조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예산사업은 41개로 85%를 차지하며 전체의 91%는 국비(58%)와 민자(33%) 사업이다. 국비확보와 민자유치가 최대 관건인 셈이지만 이 두 부문이 국내외 경제사정과 밀접히 연관돼 있는데다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말 도의 부채는 1조3488억 원이며 경남도개발공사 등 출자·출연기관의 부채 5812억 원까지 합산하면 2조 원에 이른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 출연·출자기관 통폐합과 보유 토지의 대거 매각 등에 나선 도가 24조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비와 시·군비 등 지방비 부담 사업 역시 국비확보가 여의치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아 추진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부산대 한방병원이 있는 양산과 산청 함양 거창군 일대에 항노화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공약의 경우, 정부 공모사업 참여 등을 통해 국비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정부와 직접 관련된 사업이 없어 애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48개 사업 중 37건(77%)이 홍 지사 임기가 끝난 뒤인 2015년 이후 완료될 중·장기 사업인 점도 논란거리로 거론된다. 홍 지사가 다음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하면 상당수가 중도 폐기되는 등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약의 정상적 이행을 위한 보다 세밀한 점검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홍 지사가 재선을 전제로 공약을 발표했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어 이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