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 사기혐의로 검찰고발

(주)PSMC(옛 풍산마이크로텍) 정리해고 철회 농성이 500일을 맞는 등 노사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사측 고위 간부가 회사 주식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노조는 사측의 회사 정상화 의지가 의심스럽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풍산마이크로텍지회는 13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 정리해고된 노동자 58명의 복직 투쟁이 오는 15일이면 500일이 된다. 우리의 투쟁은 복직하는 날까지 절대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PSMC 정리해고 노동자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전부 또는 일부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현재 양측의 불복으로 행정소송 중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사측의 '자기주식 허위계상'과 '70억 원대 간부 횡령'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노조는 "지난 2월 말 (주)PSMC의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금융감독원 소속 '증권선물위원회' 공시에 따르면 상장폐지 심사 관련 안내에서 '자기주식 허위계상(2011년 3분기~2012년 상반기)'과 '담당임원 해임권고, 검찰통보' 내용이 확인됐다"고 알렸다.

사측의 자기주식 허위계상은 2012년 금융감독원에 의해 회계법인이 바뀌면서 드러났다. 2011년 처분된 자사주식이 다음 해로 넘어가서야 회계 처리되면서 100억 원대 허위계상 문제가 적발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위 간부였던 김모(45) 씨가 70억 원대 자사 주식을 몰래 처분하고 지난해 8월 잠적한 사실이 밝혀졌다.

(주)PSMC에 따르면 김 씨는 2011년 (주)하이디스가 인수하면서 들어온 경영진 중 한 명으로, 당시 대출 길이 막힌 이사진은 인맥이 넓은 김 씨에게 자금 조달을 부탁하면서 자사주식 456만 주를 맡기기로 했다. 김 씨는 회계사로 알려진 박모 씨에게 이를 담보로 17억5000만 원을 빌렸다. 그러나 회계조사 결과 담보로 갖고 있어야 할 박 씨는 이미 70억 원대로 추정되는 자사주를 처분한 상태였다. 김 씨 역시 지난해 8월 미국 출장 이후 잠적한 상태다.

이에 사측은 지난해 12월 김 씨와 박 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사측 관계자는 "회사에서도 믿었던 간부의 사기 혐의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허위계상 문제도 자사 주식이 매도된 것을 뒤늦게 알고 회계처리를 하면서 불거진 일이다"며 "노사문제를 비롯해 갈등을 봉합하고 정상화에 힘을 쏟아야 하는데 이 같은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