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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 재생 4.0 부산의 미래를 흐르게 하자 <2-6> 물길 되찾기- 하천 연계 도시 재생 사례

하천·인간 공존 초점…칙칙한 복개 걷어내니 도시가 촉촉해졌다

  • 국제신문
  •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  입력 : 2013-03-05 20:11:31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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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노송천의 정비 전(왼쪽)과 후의 모습. 주차장으로 활용되던 복개 구간이 콘크리트를 걷어낸 뒤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전주시 제공
# 전주 노송천

- 반발하는 상인들 인내로 설득
- 48년간 덮여있던 콘크리트 제거
- 하천이 살아나니 상권도 활성화

# 창원 회원천

- 복개천 상가 철거, 하천복원 착수
- 수변공간 만들어 산책로 등 조성
- 주변 재개발 사업도 갈수록 활기

과거 우리나라 하천 살리기 사업의 초점은 이수(利水)와 치수(治水)에 맞춰졌다. 강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보다 배수와 도시 확장이 강조됐다. 온천천처럼 생태복원에 관심을 두게 된 시기는 1990년대 후반.

서울 청계천 복원은 강을 살리면 도시도 바뀐다는 메시지를 극명히 보여준 사례다. 경성대 강동진(도시공학과) 교수는 "부산 원도심을 관통하는 동천 살리기는 환경뿐 아니라 도시재생까지 고려해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주 노송천의 변신

국내 자치단체들도 도시 재생과 연계한 하천 살리기에 눈을 돌리는 추세다. 전북 전주시는 48년간 콘크리트로 덮여 있던 노송천 1단계(중앙시장~한국은행) 694m를 2010년 8월 생태하천으로 복원했다.

우선 너비 15~23m인 복개 구조물을 뜯어내고 바닥 퇴적물 1만여㎥를 걷어냈다. 하루 7000t의 맑은 물을 흘려보내 수질을 살렸다. 23.4ppm이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현재 1급수 수준인 1.4ppm이다. 생활오수는 별도의 차집관로를 통해 하수처리장에 모인다. 환경부의 '도심 복개하천 복원' 선도사업으로 선정돼 사업비 267억 원 중 70%를 지원받았다.

노송천 프로젝트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공사에 따른 매출 감소를 우려한 상인들의 반대였다. 복개구간을 개복하려면 상가 57곳과 건물 62동을 철거해야 했기 때문이다.

'노송천복원반대대책위원회'와 '생존권사수위원회'가 결성돼 30차례 집회를 하기도 했다. 전주시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30차례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건물 보상비(24억 원)와는 별도로 공사 기간(5개월) 휴업 보상비 9억 원을 지급해 상인들을 설득했다.

1단계 공사가 끝난 지금은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차 없는 거리(오후 7시~ 다음 날 새벽 5시)와 상설 공연장을 운영하며 상권 살리기에 한창이다. 노송천 주변 상가는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로 탈바꿈했다. 전선도 대부분 지중화해 말끔하게 단장됐다.

전주시도 전통시장인 중앙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영주차장과 아케이드를 만들었다. 하천 살리기를 통한 도심 활성화가 동시에 진행된 대표적 사례다.

전주시 생태복원팀 박찬진 주무관은 5일 "상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수시로 토론하며 해법을 모색했다. 대체 주차장과 중앙광장을 만들어 상권 활성화도 동시에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전주시는 올해 2단계(430m) 복원 공사에 나선다.

■창원 회원천의 도전

창원 회원천은 마산 회원구 회원2동에서 오동동 해안까지 이어지는 길이 3㎞ 도심 하천이다. 창원시는 2009년 7월부터 2015년까지 281억 원을 투입해 강 살리기를 진행 중이다. 현재 공정률은 10%(지난해 12월 기준)대. 693m의 콘크리트를 철거하고 인도교와 산책로를 만드는 것이 주요 사업.

핵심은 복개된 회원천 위에 들어선 오동동 아케이드(상가) 철거였다. 아케이드는 마산수출자유지역(현 자유무역지역)이 전성기를 누리던 1970년대 건립됐다. 건물은 오동동 다리 쪽의 A동과 그 위쪽에 있는 B동으로 나뉜다. 자유상가 아파트라 불렸던 B동은 1978년에 생겼는데 111개 점포(1층)와 27가구의 아파트(2층)로 구성됐다.

그러나 수출자유지역이 쇠퇴하면서 오동동 상권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1990년대 외국 기업 철수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3만 명을 넘던 노동자가 1만 명까지 감소했다. 오동동 상권은 그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결국 창원시는 회원천 살리기와 도시정비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아케이드는 2011년 8월 철거됐다. 철거된 구간에는 '마산의 청계천'격인 생태하천이 조성된다. 창원시 오기환 하천담당 사무관은 "아케이드 철거 전 1년간 상인과 주민들을 설득했다"면서 "회원천 살리기가 진행되면서 주변 재개발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창원시의 고민은 복개주차장 철거에 따른 대체주차장 조성이다. 148면을 만드는데 112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오 사무관은 "노후화된 건물이 많고 볼거리가 없는 회원천과 주변이 살아나면 도시 재생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제는 수변공간을 시민들의 일상적인 삶의 공간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공업단지인 경북 구미 금호천도 복개 구간을 뜯어내고 현재 물 순환형 하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물 부족은 다목적 저류시설을 설치해 해결했다. 부산 동천과 지류인 부전천 역시 건천화에 시달리는 만큼 물 순환형 하천정비 모델을 고려할 만하다는 의견이 많다. 울산 여천천 역시 복개구간을 뜯어내고 생태공원으로 새로 단장했다. 태화강은 황폐해진 경작지를 철새서식지로 바꾸고 노화된 주거지·상업시설 주변에 생태공원과 문화시설을 만들면서 생태공간으로 되살아났다.


◆ 하천사업 세계적 모델 '리버워크'

- 인공 수로 만들어 범람 막고 주변 문화공간 조성…상권 형성되며 도시 활력

   
세계적 하천 사업의 모델인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의 리버워크(River Walk). 부산발전연구원 신성교 연구위원 제공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의 리버워크(River Walk)는 세계적인 하천 사업의 모델이자 관광지이다. 1920년대 샌안토니오강은 툭하면 홍수로 범람했다. 1921년 대홍수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도심 하천 구간을 복개하자"는 여론이 높았졌다.

1926년 건축가 로버트 허그만은 콘크리트로 강을 복개하는 대신 친수(親水) 개념을 도입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배수구를 만들어 범람을 막는 동시에 문화공간을 만들자는 것이다.

샌안토니오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1936년부터 도심을 벗어난 곳으로 우회 물줄기를 뚫었다. 상류에는 수문을 설치해 홍수기와 갈수기에 상관없이 일정한 수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도심을 관통하는 '역ㄷ'자 모양의 강 줄기가 운하로 변했다. 강 옆에는 산책로를 만들고 나무도 심었다.

1960년대부터는 강 주위로 상업·문화시설과 호텔·컨벤션센터가 속속 들어섰다. 복개했더라면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콘크리트로 덮은 하천 위로 도로와 상가가 늘어선 동천과는 정반대이다.

지난해 리버워크를 방문한 부산발전연구원(BDI) 신성교 연구위원은 "동천 일부 구간을 시범적으로 복개하거나 주변에 인공 수로를 만들면 도시재생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물길이 우리 눈에 들어와야 수질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하천 복개에 따른 수질 악화와 건천화의 맨살을 공개해 대안을 찾아보자는 얘기다.

신 연구위원은 지난달 15일 김정훈 의원 주최로 열린 동천살리기 세미나에서 "리버워크 주위로 상권이 형성되면서 도시가 활력을 되찾았다. BDI는 2007년 동천 지류인 부전천 하류 복개구간을 복원하는 계획을 수립한 적이 있다. 그러나 계획은 계획으로 끝나고 말았다. 신 연구위원은 "이제라고 부전천의 복개된 700m 구간의 절반은 하천으로 복원하고 나머지 절반은 물과 시민이 만나는 수상 문화공간으로 만들어보자.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할 만한 상권이 형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는 원래 리버워크처럼 수영강에서 물길을 뚫어 'ㄷ'자형 수로를 내는 것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토지가격을 비롯한 경제적 이유로 무산됐다. 대신 수영강 주변에 APEC 나루공원을 만들었다. 신 연구위원은 "처음 계획대로 센텀시티에 수로를 만들었다면 지금과는 아주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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