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RG, 5 대 5 아닌 6 대 4 유지
- 양측 허탈·안도 희비 교차

경남 김해시가 부산∼김해경전철 MRG(최소 운영수입 보장) 분담비율을 조정해 달라며 부산시를 상대로 대한상사중재원에 낸 중재 신청이 기각됐다.

대한상사중재원은 4일 "실시협약은 신청인(김해)과 피신청인(부산), 사업시행자 사이에 체결된 계약으로 현재도 유효하다"며 "부산~김해경전철(주)에 대해 연대하여 부담하게 되는 운임수입보조금(현행 60 대 40)을 50 대 50으로 해 달라는 신청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상사중재원은 이번 중재 판정에서 계약법의 원칙인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실시협약 자체의 효력을 부인하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정하고 중재 판정문을 김해와 부산에 각각 보냈다.

중재 신청이 기각됨에 따라 김해와 부산시의 MRG 분담비율은 실시협약에 명시된 대로 60 대 40으로 유지하게 됐다.

지난해 9월 김해시는 경전철 이용객이 부산과 김해가 거의 같은 수준인데도 김해시가 60%의 MRG를 부담하고 부산시가 40%를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50 대 50으로 조정해 달라며 중재를 신청했다.

상사중재원이 MRG 분담비율 조정을 기각하자 두 시의 반응은 대조를 보였다.

50 대 50으로 조정될 것으로 기대해온 김해시는 허탈과 충격에 휩싸였다. 김해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협약서에 필요하면 분담기준 변경을 요구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기각 판정한 것은 정말 유감"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해시 강동관 대중교통과장은 "상사중재의 이번 기각 판정으로 시 재정은 더욱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고 최악의 경우 경전철 운행 중단도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부산시는 애초 협약서대로 MRG를 분담할 수 있게 된 점에 안도하고 있다. 부산시 홍기호 교통정책과장은 "애초 협약서를 지키는 것이 맞다"며 "정부시범사업으로 추진된 점과 당시 높은 금리 등을 고려해 MRG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해시는 이번 기각 판정을 세밀하게 검토한 후 판정 취소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과 지난해 경전철 하루 평균 이용객은 3만5000여 명으로 협약에 정한 17만여 명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김해와 부산시는 20년 동안 매년 1000억 원 이상을 MRG로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