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서울 도심에서 난동을 부리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미군이 비비탄 총을 쏘고 도주하며 경찰관을 들이받은 사실을 4일 시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한 C(26) 하사는 조사에서 "비비탄 총을 쏘고 경찰 검문에 불응해 차를 타고 도주한 것이 맞다"고 진술했다.

D(23) 상병이 모는 차에 F(22·여) 상병과 같이 탄 C하사는 도주 과정에서 경찰관을 들이받은 것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C하사가 대체로 시인한 내용은 '(비비탄) 총을 쏜 사실'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한 사실' '도주과정에서 경찰관을 들이받은 사실'"이라며 "누가 실제로 행위를 했는지는 명확하지 않고 C하사, D상병, F상병 3명이 이런 행위들을 했다는 것을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F상병도 조사를 받으려고 이날 오후 6시께 용산경찰서에 출석했다.

경찰은 미군으로부터 탄두를 제출받아 조사한 뒤 D상병이 회복되면 소환 조사할방침이다. 그러나 D상병이 2∼3일 내 출석하지 않으면 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일단 D상병이 운전을 한 것으로 보고 음주 측정을 위해 미군 범죄수사대(CID) 측에 D상병의 혈액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차량의 혈흔과 DNA 일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구강세포 제출도 요청했다.

경찰은 이들이 마약을 투약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C하사는 조사를 마치는 대로 미군 헌병대로 신병이 인도돼 구금된다. 이후 경찰이 필요할 때 언제든 조사에 응해야 하며 출국도 금지된다.

경찰은 "미군 측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요청하는 자료도 바로 제출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최초 신고자로부터 "미군들이 나를 겨냥해 (비비탄 총을) 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 신고자는 "조수석에 있던 사람이 쏜 것 같은데 경찰이 이들을 검거하려고 했을 때 보니 조수석에는 여자가 앉아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용산구 문배동에서 찾아낸 이들의 차량에서 비비탄 알 30여개를 발견했으며 1차 감식을 마치고 정밀 감식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차량을보냈다.

그러나 차량에서 총은 발견되지 않아 경찰은 이들이 총을 버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