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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문턱에 간적도 없는데…줄줄 새 나가는 건강보험료

이름·주민번호만 확인 악용, 타인 명의 '도둑진료' 잇따라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13-03-03 21:07:12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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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수 건강보험 비가입자
- 적발한다해도 환수 어려움
- 150여회 의료혜택 30대 입건

건강보험증 없이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있으면 본인 확인이 가능한 점을 노린 건강보험 명의 도용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건강보험 비가입자의 명의 도용은 적발은 물론 환수도 어려워 공단 재정 악화와 이에 따른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요인이 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3일 타인의 건강보험 명의로 수백만 원대 의료 혜택을 받은 혐의(의료급여법 위반 등)로 A(33)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지난해 1월부터 9개월 동안 경북 포항의 병원에서 B 씨의 명의로 151회에 걸쳐 245만 원 상당 의료혜택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가 B 씨의 건강보험 명의를 도용한 방법은 병원 접수대를 찾아 우연히 알게 된 B 씨의 주민등록번호를 불러준 게 전부다.

A 씨와 B 씨의 나이 차이는 16살이나 되지만 주민등록증 제시 등 본인 확인을 요구한 병원은 없었다. 그러다 과다한 진료내역서를 이상하게 여긴 B 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A 씨의 행각은 덜미가 잡혔다.

이 같은 건강보험 명의 도용 범죄는 최근 주민등록번호만으로 환자 신원을 조회하는 병원이 늘면서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최근까지 적발된 보험 도용 건수는 총 11만7000여 건으로, 부당지급된 보험급여만 34억여 원에 달한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 교포, 주민등록 말소자 등 건강보험 비가입자의 차·도용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제결혼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여성(57)이 이혼 후 중국동포인 전남편을 입국시킨 뒤 한국인 전남편의 건강보험 150여만 원을 부정수급받도록 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건강보험관리공단은 건강보험을 도용한 사용자에게 부당 진료받은 금액을 청구하고 있지만 환수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부정수급 조사 인력이 부족한 데다 외국인의 경우 진료를 받고 해외로 출국하면 사실 확인이 어려워 실제 환수 금액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건강보험공단은 이런 식으로 가입자가 사용하지도 않은 건강보험금이 새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보험료 1.6% 인상을 발표했다"며 "공단은 보험료 인상으로 재정누수를 보전하기보다 사전에 관련 범죄를 제도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개선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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