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차례 걸쳐 투자금 받아 챙겨
- 정·관계 인사와 폭넓은 친분
부산 동부산관광단지 내 골프장 사업과 관련한 사기사건의 핵심 인물인 대행업체 대표가 또 다른 대규모 개발사업권을 미끼로 사기행각을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이 개발사업 역시 동부산관광단지처럼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가 추진하는 민간투자 사업이어서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운대경찰서는 골프장 사업시행사인 동부산골프PFV의 대행업체 공동대표 B(51) 씨가 대형 리조트 사업 주체인 C사의 지분을 미끼로 Y 씨 등에게서 수십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를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C사의 지분을 2% 소유하고 있는데도 마치 15%를 갖고 있는 것처럼 Y 씨 등 투자자들을 속인 뒤 콘도 분양대행권 등 이권을 주겠다며 수차례에 걸쳐 30여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2007년 리조트 사업에 공동사업자로 참여했지만 사업 진척이 늦어지면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자 동부산관광단지 내 골프장 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B 씨로부터 동부산관광단지 내 골프장 회원권 등 분양 대행권을 약속받고 투자자를 모은 분양대행사 대표 A(47) 씨도 비슷한 시기에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자 Y 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B 씨는 "2007년 C사와 최초 사업약정을 할 때 보유한 지분 15%는 사업이 완료되고 관리·운영될 때까지 지속된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아직까지 나에게 있는 것이 맞다"며 "지분을 미끼로 투자자를 모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사 관계자는 "B 씨의 지분 2%는 2명의 채무자로부터 가압류돼 있고, 이마저도 우리가 빌려준 것이며, 최근 법원이 빌린 돈과 이자를 우리 회사에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려 B 씨는 사실상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최초 지분 15%는 목적법인이 설립되면서 이미 효력이 소멸됐는데 마치 계속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속여 투자자를 모아 사업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B 씨는 부동산 관련 책을 여러 권 출판하고 대학 등에서 강의를 할 정도로 부동산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부산시 전·현직 고위 간부와도 친분을 유지하는 등 정·관계의 다양한 인맥을 통해 각종 대형 사업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