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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호 (주)무학 회장이 짧은 시간 내에 회사를 주류업계 정상권으로 끌어 올린 비결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 여성지위 향상·생활 변화 등 반영
- 소주에 부드러움 더하자 큰 호응
- 현장서 고객의 구두 닦으며 소통
- 경쟁은 성장을 위한 필수적 요소
- 수도권 본격진출 준비 착착 진행
- 10년 후 세계적 기업 성장할 것
최근 몇년 새 지역 경제계에서는 (주)무학을 주목하고 있다. 짧은 시간 내 동남권 지역에서 관련 업계의 선두주자로 확고한 자리를 잡은 까닭이다. (주)무학의 성공에는 저도주의 신화를 창조한 '좋은데이'가 우선 거론되지만, 그 뒤에는 최재호(53) 회장이 있었다. 앞서 그는 화이트소주 시리즈를 연달아 성공시키면서 주류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역시 최대 걸작은 국내 최초로 순한소주(16.9도)인 좋은데이를 탄생시킨 것이다. 좋은데이는 출시 후 불과 2~3년 만에 주류업계와 소주시장의 판도를 180도 바꿔놨다.
경남을 주연고로 한 술이지만 그는 지역주의에 편승하거나 애향심에 호소하지도 않았다. 그저 맛으로만 승부수를 던졌다.
그런 최 회장이 이번에 또 한 번 거대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소주시장의 본고장 격인 수도권 진출이다. 창원에 있는 집무실에서 그의 포부와 경영철학, 무학의 미래 청사진을 들어봤다.
-좋은데이가 성공한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한 마디로 차별화 한 맛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처음 저도주를 출시하기 전까지는 소비자들의 일반적 선입견은 '소주는 쓰다'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 선입견을 바꿔보자는 호기심이 발동했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행동으로 옮긴 것이 주효했다.
출시 당시는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 되는 등 사회나 문화의 패턴이 변화하는 시점이었다. 그래선지 남성 위주의 소주시장에서도 여성의 비율이 조금씩 확대되는 것이 느껴졌다. 이에 남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즉, 부드러우면서도 소주의 특징인 끝 맛의 여운이 있는 제품을 개발해보자고 한 것이 좋은데이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좋은데이에 대한 부·울·경 지역민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부산에서는 업소 85%, 체인 65% 등 평균 70%, 경남은 95%, 울산은 9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대선주조와, 경남과 울산에서는 진로와 경쟁을 하고 있다. 경쟁은 성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성과는 어느정도인지.
▶지난해 소주업계가 전반적으로 2.2% 성장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무학은 전년대비 13% 가량 성장해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판매량도 월 평균 3500만 병을 유지했고 연말에는 사상 첫 4000만 병 판매를 돌파했다.
-그렇다면 국내 소주업계에서 무학의 위치는 어떤가.
▶언론에서는 무학이 '몇위냐'라는 것에 관심이 많겠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우리가 전년 대비, 그리고 목표 대비 얼마나 성장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따진다. 단순한 순위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현재 무학은 전국시장 점유율 14%를 점하고 있고, 업계 2위와의 격차도 1.2% 내외에 근접해 있다. 한 마디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언제쯤 수도권으로 진출하나.
▶지역소주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도권 진출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도 일부 수도권에 좋은데이를 출시하고 있는데 본격적인 진출은 생산시설 및 유통망 등 내부적 요건이 갖춰진 다음이 될 것이다.
창원2공장이 완공되면 전국시장의 30% 정도 공급이 가능하게 된다. 내부적으로는 인적자원 교육과 보완사항 점검 등 생산과 품질관리를 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그러면서 수도권 소주를 포함한 주류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주 선술집 등 소주 소비현장에 직접 나가 손님들의 구두를 닦아준다는데 이유가 있는지.
▶제품을 소비해주는 데 대한 감사의 의미도 있지만 판매되는 현장에서 이야기를 직접 경청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요구를 재빨리 파악, 제품의 질을 높이거나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고객에게 친밀감과 만족감을 주면서 원하는 바를 빠르게 알 수 있는 것이 한 자리에서 가능하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 동안의 이력 내지는 발자취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공수특전단(ROTC ) 장교로 군 복무 후 1984~1985년까지 대웅제약 기획실에서 근무했다. 이후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무학에 입사해 1988년 1월 기획실장, 1994년 1월 무학의 대표이사와 관련회사 대표를 거처 2008년 10월부터 무학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소주회사 회장이다보니 주량이 셀 것으로 보인다.
▶술만 마시면 안 좋은 현상이 나타나 입사 전까지 소주 2잔을 제대로 못마셨다. 실제로 대학 다닐 때 막걸리 한 잔 마시고 구급차에 실려 간 경험도 있다.
하지만 무학에 근무하면서부터 술 마시는 것도 일이라 생각하고 정신력으로 버텄다. 술을 마실 수 있어야 판매든 노사문제든 이야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생활이 반복되면서 이젠 소주 맥주 양주를 가리지 않는 두주불사로 변했다.
-여가 생활은 주로 어떻게 보내나.
▶주중엔 회사 안팎 업무가 많아 휴일은 대부분 집에서 조용히 쉬거나 독서를 하고 간혹 등산을 하기도 한다. 아내가 아이들 학업문제로 서울에 있다보니 모아 둔 빨래를 하는 것도 휴일 일과 중의 하나가 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10년 후 무학을 생각하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먹거리가 부족하고 무학 역시 원료가 부족할 것이 뻔하다. 그 것에 대비할 수 있는 원료, 즉 신성장동력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빠를수록 좋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 또 수도권 진출과 해외사업을 겨냥한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무학을 로컬과 글로벌의 경계가 없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관리, 영업, 생산 부문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 ㈜무학은
-점유율 14%·업계 3위,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
- 16.9도 저도주로 소주시장 파란
- 전국 유통망 갖추고 주류업 선도
올해로 창립 84주년을 맞는 (주)무학의 역사는 1929년 소주와 청주를 생산하던 소화주류공업사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최위승 명예회장이 1965년 무학의 경영에 참여해 현대적 희석식 소주 생산 설비를 갖추면서 무학의 기틀을 다졌다. 1965년 2월 7일 무학양조장, 1973년 무학주조(주)로 이름을 바꾸고 법인을 설립했다. 1998년 1월 16일 (주)무학으로 상호를 변경,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무학은 현재 부산, 경남, 울산을 대표하는 주류제조 및 판매 기업이다. 좋은데이와 화이트소주로 소주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잡았다. 2006년 전국 소주시장에서의 점유율은 7%(전국 5위)에 불과 했으나 16.9도 순한소주 좋은데이 판매 신장 덕분에 소주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전국 시장 점유율도 2010년 10%, 2011년 12.9%, 2012년 14.2%를 기록하며 업계 3위로 우뚝 올라섰다. 지난해에는 21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한민국 주류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무학은 현재 9개 지점 및 3개 영업소, 5곳의 공장, 2개의 물류센터를 갖춤으로써 전국적인 유통망도 완비했다. (주)지리산산청샘물, (주)무학주류상사, (주)무학위드, (주)화이트플러스, (유)월드프라자, (주)엔팩, (주)좋은데이디엔에프, (재)좋은데이사회공헌재단 등 여러 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사세 성장에 맞춰 사회공헌 활동 규모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좋은데이 희망장학생 선발과 좋은데이 희망콘서트 개최, 저소득 가정 자녀 방과 후 학습 지도, 장애인 표준 사업장 (주)무학위드 개소 등 다양한 장학사업과 문화 공연 나눔 등으로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을 활발하게 실천하는 중이다.
▶최재호 회장 약력
-1960년 경남 마산 출생
-1984~1985년 대웅제약 기획실 근무
-1988년 일본 동해대학교 정치경제학부 대학원 (경제학석사)
-1988년 무학 기획실장
-1994년 (주)무학 대표이사 및 관련회사 대표 취임
-1997년 국무총리 표창
-2001년 창원대 경영학 박사
-2008년 대통령 표창
-2008년 10월~ 무학그룹 회장 취임
-2009년 한국자원봉사센터 이사
-2011년 창원시체육회 부회장
-2012년 경남메세나협의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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