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가 최근 황금박쥐(붉은박쥐)의 동면이 확인된 곳에 대해 서식지 보호에 들어갔다. 시는 도산면 덕치마을 뒷산 폐광 입구에 출입통제 안내판을 설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폐광에 무단으로 출입해 붉은박쥐를 포획·훼손하거나 서식환경을 해치면 처벌을 받게 된다. 현행 문화재보호법과 야생 동물 보호법은 이 같은 행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1월 국립생물자원관과 서식지 파악에 나섰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황금박쥐의 서식을 확인한 뒤 동면 여건을 침해받을 우려가 있다며 민간인 출입을 통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통영시에 보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조사 결과, 전체 8개 폐광 가운데 중 길이가 가장 긴 곳에 붉은박쥐 3마리, 관박쥐 65마리, 긴날개박쥐 75마리가 살고 있었다. 붉은박쥐는 천연기념물 452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이다. 관박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이다. 시는 동면을 마친 박쥐들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오는 6월 이후 관계 기관에 재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해당 폐광이 희귀 박쥐들의 상주 서식지로 밝혀지면 입구에 철창 등 보호시설을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주변의 소리에 민감한 박쥐가 동면을 하던 도중 소음 때문에 깨어나게 되면 겨울잠을 자기 위한 에너지가 소진돼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접근을 삼가 줄 것을 당부했다. 박쥐는 가을에 체내에 저장한 에너지를 이용해 겨울 4~5개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