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수명(30년)을 넘긴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가동중지 가처분 신청이 항고심에서도 기각됐다.
부산고법 민사8부(이재영 부장판사)는 이모(여·49) 씨 등 부산시민 97명이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낸 '고리 1호기 가동중지 가처분 신청' 항고심에서 원심대로 청구를 기각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항고인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고리 1호기에서 방사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사고가 발생해 항고인들의 생명 등 생활이익을 침해할 개연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해 "해체비용, 핵폐기물 관리비용, 사고대책비용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원전의 발전 단가를 토대로 경제적 우위를 앞세우면서 원자력 전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국가에너지 정책에 안주하려 한 것이 아닌지 돌이켜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사건은 부산지방변호사회가 부산시민 97명을 모집해 2010년 4월 신청했고 2011년 9월 부산지법 동부지원 1심 재판부가 "고리 1호기의 계속 운전에 따른 잠재적인 위험 요인에 대한 기술적 통제를 적절히 수행하고 있다"며 기각했다. 국내 원전의 효시인 고리 1호기는 1978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뒤 2007년 6월 설계수명이 만료돼 가동이 중단됐으나 정부의 승인을 받아 2008년 1월 17일 10년간의 일정으로 재가동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