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452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인 황금박쥐.

- 주민들 "보호구역 지정 필요"

세계적인 멸종위기 동물인 황금박쥐(학명 붉은박쥐)의 서식지로 확인된 경남 통영시 도산면 덕치마을 폐광에 대해 보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일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낙동강유역관리청 등이 황금박쥐가 동면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 이후 조사 등의 명목으로 외부인 출입이 잦아지면서 서식지가 훼손 위기에 처했다.

최초 발견자인 김재화(62) 이장은 "환경단체와 함께 황금박쥐를 처음 발견할 당시 5마리가 있었으나 최근 3마리로 줄어들었다"며 "외부인들이 수차례 들락날락하면서 동면에서 깨어난 황금박쥐가 자취를 감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황금박쥐 발견 이후 폐광에 대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 점도 훼손을 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폐광은 출입을 통제하는 어떠한 시설조차 없이 방치되고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누구나 손쉽게 출입할 수 있을 정도로 폐광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황금박쥐는 세계적인 멸종위기 동물인 만큼 시급한 보존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도 황금박쥐 서식지를 천연기념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31일 추가조사에서 황금박쥐 외에 관박쥐, 긴날개박쥐 등 세 종류 100여 마리가 동면하고 있는 것을 공식 확인했다. 황금박쥐는 천연기념물 452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이다.

현재 주민들은 모 기업의 황금박쥐 서식지 인근 토석채취에 반발해 수년째 사업주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 토석채취장은 18만1269㎡ 규모로 10년 동안 토석 510만2192㎥를 채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주가 경남도에 허가를 신청, 심의가 진행 중이다.

마을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따르더라도 천연기념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해 황금박쥐 서식지를 보호하고 토석채취장 개발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