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여자친구와 그의 여동생을 살해한 김홍일(25·사진)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성금석 부장판사)는 25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홍일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저지른 냉혹하고 비정한 범행은 건전한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대다수 국민에게 엄청난 경악과 충격을 안겨줬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크게 훼손했을 뿐 아니라 사회공동체 기본질서와 평온을 위협하는 반인륜 범죄"라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불과 3분20초 만에 자매를 살인한 것은 범행 의지가 결연했고 치밀한 계획 범행"이라며 "비록 여러 차례 반성문을 냈지만 반성과 참회의 진실성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 유족·친구는 물론 수많은 국민이 피고인의 범행 동기와 경위에 의문을 제기하며 피고인이 가장 고통스러운 형벌을 받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우리 사회에 잔혹하고 엽기적인 범죄가 빈발하는 데다 평소 믿었던 피고인의 범행에 두 딸을 졸지에 잃은 부모의 참담한 심정을 헤아려 볼 때 국민 공분과 염원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다"며 "인간 생명을 부정하는 극악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피고인을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국선 변호인인 윤경석 변호사는 "(김홍일이) 항소를 할지 안 할지는 아직 모른다. 차후 만나본 뒤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일은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27)가 헤어지자고 한 데 앙심을 품고 지난해 7월 20일 새벽 집에 찾아가 여동생(23)과 여자친구를 흉기로 잇달아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자매의 부모와 친구들은 지난해 9월 김홍일이 검거된 이후 '김홍일 사형촉구 서명운동'을 전개했으며 2만5000여 명의 서명과 30명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