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도입되는 '선택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시행을 1년 유보해 달라는 서울지역 9개 사립대의 요청이 교육계에 논란을 일으키면서 부산지역 대학가와 입시계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제주지역 입학처장협의회의 간사대학인 동명대의 이기욱 처장은 "최근 번지는 '2014학년도 선택형 수능'에 대한 유보 논란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달 말로 예정된 협의회 회장단 정기모임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서울 9개 사립대(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중앙대 한양대 경희대) 입학처장들은 공동의견서에서  "올해 말 치르는 올 수능에서 사상 처음 선택형 수능을 도입하기로 돼 있지만 문제점이 예상되는 만큼 시행을 1년 유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택형 수능은 주요 시험과목을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눠 출제해 수험생의 선택권을 넓히고 공부 부담을 완화하고자 도입됐다. 9개 사립대 입학처장들은 "지금도 난해한 대입전형이 더욱 복잡해지고, 새로운 사교육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으며 일선 고교의 진학지도에 혼선을 줄 것"이란 점을 유보 요청의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즉각 "2014학년도 시행계획도 발표한 마당에 이제 와서 유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도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준비 부족과 어려움 지적은 이해하나 옳고 그름을 떠나 이미 3년 전 예고됐고 수능이 불과 11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혼란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며 '유보 반대'를 천명했다.

부산대 김충락 입학관리본부장은 "큰 혼란의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논란의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입시전문가도 "현재의 계획에 따르면 선택형 수능은 문제가 적지 않아 오래 지속할 제도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적 의견을 내놨다. 다른 대학의 입학 관계자는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 과목에서 어려운 B형을 택하는 학생에게 가산점을 얼마나 부여할지 여부도 복잡하지만 그에 따라 경쟁판도가 요동을 쳐 입시에서 요행을 누리거나 손해를 보는 학생이 속출할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