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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기지 발휘 '카카오톡'으로 두 생명 살렸다

자살기도자 위치 파악 난항…카톡으로 접촉 성공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1-13 18: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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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찰관이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해 죽어가는 자살기도자 2명의 목숨을 구했다.

13일 오전 10시35분께 울산지방경찰청 112센터에 '아들이 죽어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대구에 사는 김모(50)씨가 "울산에서 대학에 다니는 아들(23)로부터 '살기 싫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는데 이후 연락이 끊겼다"면서 "아들을 찾아서 구해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의 집 주소도 알지 못했다.

경찰은 전화번호로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실시, 아들이 남구 무거동 일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추적이 쉽지 않았다. 관할 무거지구대는 물론 인근 2개 지구대 경찰까지 동원했지만 막막한 상황이었다.

이때 112센터에 근무하는 이성진(42) 경사가 기지를 발휘했다.

이 경사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아들 김씨에게 대뜸 '너 김○○ 아니냐'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친분이 있는 사람이 오랜만에 인사를 건네는 것처럼 접근한 것이다.

다행히 '맞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후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도하자 아들 김씨는 '이제 몇 분 안 남았다' '정신이 혼미하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경사는 '나도 힘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를 잘 넘기면 된다' '다른 생각 하면 안 된다'고 설득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둘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판단한 이 경사는 김씨에게 현재 위치를 물었다. '2층 원룸인데 1층에 미용실이 있다'는 메시지가 떴다.

이 경사는 즉시 현장에 배치된 경찰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 덕분에 신고가접수된 지 불과 20분 만에 아들 김씨의 원룸을 찾아낼 수 있었다.

경찰은 잠긴 문 대신 창문을 뜯고 집으로 들어갔다. 메케한 연기가 쏟아져 나왔다.

김씨는 친구와 함께 의식을 잃고 방에 쓰러져 있었다. 욕실에는 착화탄 25개가 연기를 뿜고 있었고, 빈 소주병 3개도 보였다.

누군가를 원망하는 듯한 내용의 유서도 발견됐지만, 자살의 뚜렷한 이유는 적혀있지 않다고 경찰은 밝혔다.

병원으로 옮겨진 김씨와 친구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이들이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 경사는 "친근하게 대화를 이어가며 설득했더니, 김씨가 '죄송합니다'라며 뉘우치며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면서 "경찰 신분을 속이는 거짓말을 한 셈이 됐지만, 소중한 두 생명이 이번 실수를 반성하고 다시 살아갈 기회를 얻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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