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경남의 주요 갈등사안과 현안을 다룰 조정기구가 설치된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8일 오전 부산 연제구 국제신문사를 방문, 특별 인터뷰를 갖고 "조정기구를 통해 양 시·도가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면 서로 신뢰를 쌓게 되고 막힌 곳도 쉽게 뚫을 수 있다"며 "이 기구가 부산과 경남이 상생·협력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어 이날 낮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롯데호텔 일식당에서 허남식 부산시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부산·경남 현안에 대해 공동 대응하는 부단체장급 조정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양 단체장은 오찬 회동 직후 발표한 합의문을 통해 부시장과 부지사급으로 현안 조정회의를 상설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시·도는 먼저 수요 예측 실패로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부산김해경전철과 거가대교의 MRG(최소운영수입 보장) 부담건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또 울산시를 현안 조정회의에 참여시켜 부울경 문제에 대해 공동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예정된 시각보다 15분 먼저 오찬 장소에 도착한 허 시장은 "오늘은 홍 지사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부산과 경남의 공동 발전과 번영을 위해 홍 지사와 잘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관광이나 광역교통 문제 등은 비교적 양 시·도 간 협조가 잘 되고 있지만 경전철이나 거가대교 재정 부담 완화 문제는 해결이 시급하다"며 "공항과 광역상수도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홍 지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홍 지사가 당 대표와 원내대표 시절 자주 만나 많은 의견을 나눴다"며 "홍 지사 취임을 계기로 양쪽이 협력하면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행사장에 도착한 홍 지사는 "부산과 상생해야 한다. 부산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 지사는 "(허 시장이) 개인적으로 대학 선배이고 당 원내대표 시절 부산 문제를 함께 의논하는 관계여서 왔다"며 "정치는 실수해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행정은 한 번 실수하면 파급력이 커서 좀 더 신경써야 한다"고 행정가로 입문한 소감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홍 지사는 해양수산부 부산 유치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부산에 꼭 와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했다가 "대통령 당선인이 판단할 일"이라고 한 발짝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