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100년 전통 부산 인문학 다시 꽃핀다

서양 철학·문학 접촉 창구, 시민주도형 운동으로 발전

  •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   입력 : 2013-01-06 21:17:27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동구 자성대 서문의 '남요인후' 비석. 남녘 변방 땅의 목구멍이란 뜻이다.
부산의 인문학이 꽃피고 있다. 인류가 처한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유네스코 주최 세계인문학포럼이 유럽이나 미국이 아닌 동아시아의 한국, 그것도 지방인 부산에서 2011년과 지난해 2년 연속 개최됐다. 이유는 뭘까. 서구 중심의 보편주의를 반성하고, 변방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서다. 몇 년 전부터 상아탑을 벗어나 삶의 문제를 성찰하는 백년어서원, 부산희망대학, 인디고서원 같은 부산발 시민주도형 인문학운동에 이목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제신문은 경제적 양극화의 위기 속에서 찾아온 인문학 부흥의 기회를 잡기 위해 부산 인문학의 뿌리와 현장을 짚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부산은 일찌감치 지리적 특성으로 인문학이 융성했다. 경부선의 종점인 '막다른 끝'이면서도 동시에 바다와 맞닿아 새로운 문화를 접촉하는 창구였다. 부산 동구 자성대 서문에는 '남요인후(南徼咽喉)'라고 새겨 진 비석이 있다. 남녘 변방 땅의 목구멍이란 뜻이다. 부산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는 "부산이 사람으로 치면 목구멍으로, 음식을 삼키고 숨을 쉬는 목숨 줄과 같다"고 설명했다.

1876년 개항을 거쳐 일제 강점기 서양 근대문명은 부산을 통해 들어왔다. 한국의 지식인이 1905년 취항한 관부연락선을 타고 대한해협을 오가며 일역판 카뮈, 릴케를 통해 서양철학과 문학을 받아들이면서 인문학이 싹텄다. 부산은 6·25전쟁 임시수도를 거치면서 근대 미학의 두 축인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심장부로 자리매김했다. 소설가 요산 김정한이 리얼리즘 문학의 대부로 자리 잡았다. 조향을 필두로 부산에서 모더니즘 시 운동이 활발했다. 임시수도 부산은 도시적 삶과 일그러진 문명을 비판하는 모더니즘 시가 창작되기 좋은 환경이었다. 여기에 고석규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실존주의 비평을 개척했다. 전국의 문화예술인이 부산으로 피란 와서 중구 밀다원다방을 비롯한 여러 '문화 아지트'에서 전쟁의 공포와 불안, 외로움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이후 수도권 집중화로 부산의 인문학적 기반이 흔들렸으나 최근 민간을 중심으로 부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지훈 철학박사는 6일 "부산은 시대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인문학의 최전선'이었다. 부산시에서 민간 인문학 공간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면 인문학이 깊이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6. 6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7. 7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8. 8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9. 9“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10. 10“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 1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2. 2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3. 3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4. 4‘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5. 5“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6. 6[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7. 7北 해커, 비트코인만 1만8270개(약 1조8701억원 ) 훔쳤다
  8. 8민주, 조희대 ‘계엄 동조’ 여부 정조준
  9. 9국회 최다선 국힘 조경태 의원, 국제신문 회생 노력 지지하고 지광 스님에게 회생 동의 촉구
  10. 10李대통령 국정 지지율 36.9%로 소폭 상승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6. 6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7. 7중산층 10명 중 4명 벌이 줄었다
  8. 8조선 빅3 공동납품망 완성…부산 기자재 플랫폼 안착(종합)
  9. 9롯백 편집숍 ‘시시호시’ 부산 감성 입었다
  10. 10에어부산, 부산~광저우 신규 취항 특가… 편도 14만9900원부터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6. 6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7. 7“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8. 8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9. 9[속보]미 플로리다 팜비치 카운티 도로에 제트기 추락, 탑승자 9명 전원 사망
  10. 10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1. 1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부산에 살어리랏다…신(新)청산별곡
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