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임방지 조례 등 유명무실
'믿었던' 관급공사에서 임금체불이 발생해 세밑 서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관할 자치단체가 체임 방지를 위한 조례까지 제정했지만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다.
28일 부산 해운대구는 '송정지구 상습침수지역 해소 공사'의 하도급업체가 잠적해 2억 원가량의 임금과 건설기계 임차료, 기름값 등이 체불됐다고 밝혔다. 구는 2009년 여름 송정동에 침수피해가 발생하자 이 지역을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해 지난해 3월부터 저류시설 1개소와 게이트펌프 4대, 배수관로 5342m를 확충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 공정률은 58%이며 새해 1월 중 2차 공사 준공을 앞두고 있다. 총 사업비는 250억3200만 원이며 올해는 39억6200만 원이 책정됐다.
문제는 원도급사인 A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B업체가 지난달 하도급포기각서만 한 장 남기고 연락이 두절된 것이다. B업체에 일용직근로자를 공급한 인력회사와 자재운반업체가 대금을 받지 못했고, 기름값과 건설기계 임차료도 체불됐다. B업체에 인력을 공급한 전완호 화목인력 대표는 "우리를 비롯한 세 업체가 100명가량의 일용직근로자를 보냈지만 1000여만 원의 인건비를 받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구에 따르면 구는 A업체에 공사비를 반 이상 지급했고, A업체는 B업체에 실제 공정률보다 많은 공사대금을 지급했다. 이 때문에 A업체는 B업체가 체불한 임금과 건설기계사용료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A업체는 최근 연제경찰서에 B업체를 횡령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는 B업체가 고용한 일용직근로자가 몇 명인지, 체불된 임금이 얼마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구는 지난해 11월 '해운대구 체불임금 방지를 위한 관급공사 운영 조례'를 제정해 관급공사에 실제 투입된 근로자와 건설기계 사용내역을 계약상대자로부터 받도록 했지만 현장에서는 이행되지 않았다. 공사대금을 지급할 때 근로자에게 공사대금지급예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근로자들이 볼 수 있는 장소에 공사대금 지급사실도 공지하게 돼 있지만 이도 지켜지지 않았다.
구 관계자는 "구가 원도급사에 공사대금을 지급했으니 B업체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체불임금 등은 원도급사가 해결해야 한다"며 "관련 조례 내용은 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