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 공기 한반도 지속 유입
- 난방수요 급증·농가는 울상

올겨울 일찍 불어닥친 한파로 전국이 비상이다. 맹추위가 이어지면서 난방 수요가 급증하고,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농가는 급증하는 난방비 걱정에 한숨만 그득하다.

■강해진 찬 대륙고기압

부산기상청은 26일 부산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6.4도, 울산 영하 9.4도, 경남 거창 영하 14.2도 등 이날 모든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을 맴돌았다고 밝혔다. 이달(1~25일) 부산 평균기온은 3.3도로 같은 기간 평년 평균기온(6.2도)과 2.9도나 차이를 보였다. 중부지방은 한파주의보 등이 발효됐다.

올겨울 한파가 유난히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뭘까. 부산기상청은 찬 기운의 시베리아 고기압이 예년보다 강하게 발달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부산기상청 이영선 예보관은 "우리나라 서해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북동부지역 대부분이 눈으로 덮이면서 평년보다 눈 쌓인 면적이 늘었다"며 "눈 쌓인 면적이 늘면 햇빛 반사량이 늘고 그만큼 지표온도가 올라가지 못해 가뜩이나 차가운 공기가 더 차가워진 채 한반도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기상청은 27일에도 부울경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3도에서 11도의 분포로 춥겠으나, 28일부터 추위가 풀리는 대신 많은 눈과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한파 피해 막자' 아우성

일찍 불어닥친 한파로 부산시 등이 비상에 걸렸다. 당장 난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날 오전 10~11시 최대전력수요가 평균 7598만7000㎾를 기록, 지난 18일 세운 최고기록(7517만2000㎾)을 경신했다. 전력거래소는 오전 10시44분 순간예비전력이 350만 ㎾ 미만으로 떨어져 전력수급경보'관심'을 발령했다. 올겨울 관심 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이다.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도 늘고 있다. 이달 들어 부산에서 접수된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는 44건이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2010년 대량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 이후 꾸준히 계량기를 교체해 신고 건수가 확연히 줄긴 했지만 추위가 심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가는 울상이다. 지난 2월 개장한 부산 기장군 철마면 미래화훼단지 관계자는 "추위가 일찍 찾아와 지난달부터 비닐하우스 난방을 시작했는데 현재까지 기름값이 5000만 원 가까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겨울철 비닐하우스에서 대저 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강서구 일대 농가에서는 추위로 인한 난방비 비용 부담에 아우성이다.

시는 이날 겨울철 재난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내년 3월 15일까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