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법관들이 공정성과 품위·친절성, 직무성실성, 직무능력성, 신속·적정성 등 다섯 가지 분야에서 100점 만점에 평균 84.8점을 받았다. 이는 지난 1∼11월 부산지방변호사회 소속 회원 223명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명이 부산고법, 부산지법, 부산가정법원 판사 160명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드러났다. 26일 공개된 이 평가 내용은 변호사들이 재판 후 판사들을 채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결과다.

이번 점수는 20회 이상 평가받은 판사 49명의 점수다. 부산지법 송미경 판사가 가장 높은 점수(97.2점)를 받았고, 부산지법 권순남 판사·이진수 부장판사, 부산지법 구민경 판사·박형준 부장판사가 뒤를 이었다. 부산지법 정영석 판사와 한영표 부장판사, 김수정 부장판사, 부산고법 김형천 부장판사, 부산지법 최윤성 부장판사가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이들 10명의 평균 점수는 93.9점으로 집계됐다.

변호사들은 이들 판사가 "사건을 정확하게 파악해 당사자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하고,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재판을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법리에 매몰되지 않고 사건의 동기, 정황 등을 깊이 헤아려 적정한 양형을 선고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변호사회는 하위 평가 법관 10명도 선정했지만 명예훼손을 이유로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변호사들은 이들에 대해 고압적이고 모욕적인 언행을 주된 문제점으로 꼽았다. 변호사들은 "재판장이 사건 당사자나 대리인에게 늘 지적하고 나무라는 태도를 보였고 특히 당사자가 잘 못 알아들으면 윽박지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사건 파악이 덜 된 상태에서 사건과 관계가 없는 질문을 하거나 불필요한 선입견을 드러냈다"고도 했다.

부산변호사회는 전체 평가결과를 대법원 및 해당 법원에 전달했고, 이를 통해 재판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산변호사회의 법관평가는 올해가 세 번째다. 지난해에는 10회 이상 평가받은 판사 55명의 평균 점수가 83.9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