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 "6000명 중 3500명만 수용"
- 3자가 현실적 대안 제시 목소리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문제가 대타협과 파국이라는 중대 기로에 놓였다. 회사와 정규·비정규 노조 모두 연말까지 사태 해결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이견의 폭을 줄이기 위해 쌍방 간 얼마나 전향적인 양보안을 제시하느냐가 연내 해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과정과 쟁점

현대차 사내하청 문제는 지난 2010년 7월 대법원 판결 이후 본격화됐다. 당시 현대차 하청노조 소속 근로자인 최병승(41) 씨가 낸 파견근로 소송에서 대법원이 '2년 이상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 촉매제가 됐다.

이를 근거로 사내하청 근로자들은 같은 해 11월 15일부터 25일 동안 울산공장 불법 점거파업을 벌였다. 또 지난 10월 17일 최 씨 등 2명이 울산공장 내 송전탑에 올라가 지금까지 70여 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내하청노조는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사내하청 근로자 가운데 절반 가량인 3000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기로 했던 방침을 최근 13차 특별협의 때 전향적으로 500명을 추가하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그리고 지난 17일 신규채용을 공고했다.

그러나 사내하청노조는 전원 정규직화를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다 현대차 노조는 비정규직 대상 신규채용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비정규직 문제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노사합의 없는 일방적 신규 채용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규채용은 중단된 상태다. 정규·비정규 노조가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각각 잔업 거부와 전면파업을 실시하는 바람에 현대차는 총 637대 생산차질과 115억 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했다.

■상호 양보만이 해법

현재 상태로라면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는 연내 해결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양보없이 일방적 요구만으로는 사태해결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가 현실적 중재안을 내는 등 회사와 하청노조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현대차 노조 내 일부 현장 조직들도 이 같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장조직 '전현노'는 유인물에서 "특별교섭이 결론은커녕 의견접근 조차 못하고 있다"며 "집행부가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지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길을 아는 사람들'은 "전원 정규직화의 원론적 주장보다는 현실적 대안과 성과물이 필요한 만큼 결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계 관계자는 "울산상의 여론조사에서도 시민 대다수가 '하청문제를 물리적인 대응으로 관철시키려는 것은 잘못'이라고 견해를 밝혔다"며 "해결 가능한 현실적 대안을 3자가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