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여검사 파문에다 새누리당 4·11총선 '공천로비' 의혹 사건에 이어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의 '옷 로비' 사건까지. 2012년에도 부산지역 법조인과 정치인, 교육계 수장이 비리와 위법으로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법원 판결로 벤츠가 '사랑의 정표'로 회자되는 등 이들 사건이 우리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남겼을까.

■'벤츠여검사'는 일단 무죄

법 질서 수호자로서 어떤 전문직보다 높은 도덕성을 갖춰야 할 검찰에 대한 국민적 실망을 안겨준 '벤츠여검사' 사건의 주인공인 이모(37) 전 검사에 대해 항소심 법원이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내연의 관계인 변호사에게 벤츠 승용차와 샤넬백 등을 받고 사건을 다른 검사에게 청탁해 논란이 됐던 이번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상고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판부는 무죄 선고 이유에 대해 "내연관계에 있던 최모(49) 변호사가 이 전 검사에게 준 신용카드와 벤츠 승용차는 청탁의 대가가 아니라 사랑의 정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 식구 감싸기식 판결'이라며 재판부를 향한 비판이 일기도 했다.

■새누리당 공천로비 의혹 수사

새누리당 공천로비 의혹 수사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 해였다. 부산지검은 2개월간 수사 끝에 지난 9월 말 실세 정치인의 금품수수 혐의는 밝혀내지 못한 채 무소속 현영희 의원(61·비례대표)과 새누리당 윤영석(48·경남 양산)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수사의 최대 관심사로 제기됐던 공천로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실패한 것은 검찰 수사의 한계로 남았다. 부산지법은 지난달 새누리당 공천로비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현 의원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거운동 대가로 금품제공을 약속한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에 대해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임혜경 교육감 옷 로비 사건

임혜경(64) 부산시교육감이 유치원 원장들로부터 고가의 옷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지난 10월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대가성 문제에 대한 법리적용을 검토 중이며 연내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 교육감 측은 선의로 받은 만큼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임 교육감이 평소 청렴을 강조하며 단 한 번의 비리도 엄격히 처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 만큼 교육단체와 정당에서 임 교육감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이 잇따르는 등 무성한 논란을 일으켰다. 검찰의 결정이 내려지면 부산의 교육계는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