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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 년간 선거 개표소 전기설비 작업을 해온 김승규 씨가 14일 부산 동래구 낙민동 미주전력(주) 사무실에서 이번 대선의 개표소 전기설비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점검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 든든한 '3중' 장치 덕분에
- 개표소 정전 사실상 불가능
- 수작업 시절엔 밤새기 일쑤
- 후보들이 먹거리 돌리기도
- 낮아진 투표율 현장서 체감
"갈수록 투표율이 낮아지는 걸 선거 때마다 개표장 현장에서 체감합니다. 개표 관계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꼭 투표합시다."
14일 오후 부산 동래구 낙민동 미주전력(주) 사무실에서 만난 이 업체 김승규(50) 상무는 다음 날 진행할 제19대 대선 개표소 전기설비 공사 준비에 정신이 없었다. 벌써 20년 넘게 개표소 전기설비 공사를 맡았지만 긴장하기는 매번 마찬가지.
김 상무는 각 구·군 선거관리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1991년부터 동래구 등의 대선·지방선거·재보궐선거 개표소의 전등·전열설비 공사를 하고 있다. 올해는 동래구를 비롯해 해운대구, 연제구, 강서구 등 4개 개표소의 공사를 수주했다. 그는 그동안 열 개가 넘는 선거 개표장의 불을 밝혔다.
각 개표소에는 개표요원들의 머리 위를 환하게 비출 수십 개의 전등이 기존 전등 외에 새로 설치된다. 개표소당 보통 90여 개 설치되는 이 전등이 김 상무의 '작품'이다. 각 개표 테이블에서 쓸 전기콘센트를 설치하는 것도 그의 일이다.
전기설비 공사는 선거 사나흘 전에 마무리되지만 개표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개표 현장에서 정전 등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재빨리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자동전환스위치(ATS)가 있어 주 전력이 끊기면 다른 변전소 전력이 0.3~0.4초 만에 자동으로 공급됩니다. 예전에는 두꺼비집의 스위치를 올리고 내리듯 수작업으로 해야 했어요. 그러니 개표가 끝날 때까지 설비 주변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ATS 외에도 비상발전기, UPS(무정전전원공급장치) 등 '3중' 장치가 마련돼 있어 개표소 정전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후보들이 개표 관계자들이 고생한다며 빵이나 우유를 돌리곤 했어요. 요즘 같으면 큰일 날 일이지만 그때는 '정'이라고 여겼죠." 세월의 흐름에 따라 개표 현장 분위기도 변하고, 개표함 한 통 한 통의 결과에 따라 환호성과 탄식이 엇갈리던 풍경은 최근 들어 온데간데없다.
"수작업으로 개표할 때는 보통 선거일 다음 날 새벽 3~4시, 늦을 때는 새벽 4~5시까지 진행됐어요. 요즘은 보통 자정 전에는 마무리돼 저희들도 긴장하는 시간이 단축됐어요."
김 상무는 크게 '남는 장사'는 아니지만 국가 중대사인 선거의 일부분을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에 이 일을 멈출 생각이 없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는 더 많은 국민이 투표해 '긴장의 시간'을 더 오래 끌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