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선거에도 유권자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장소에 투표소가 지정된 곳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의 부산지역 투표소는 총 877개로 이 가운데 31곳이 변경되거나 신설됐다. 올해 주민이 입주한 북구 화명동 화명롯데캐슬카이저 아파트에는 총 3곳의 투표소가 새로 만들어졌다. 나머지 투표소는 건물 임대가 불가능하거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등 유권자들의 접근이 어려워 찾기 쉬운 곳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여전히 유권자들에게 '불친절한 투표소'들이 곳곳에 있다. 이날 오후 수영구 광안1동 제4투표소인 '대성정비세차장'과 제5투표소인 '새차만들기'는 비슷한 상호의 두 업소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을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유권자들이 '세차'와 '새차' 단어가 헷갈려 헛걸음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곳이다.
투표소의 협소한 공간도 문제다. 새차만들기는 보도와 인접한 데다 출입구가 하나이기 때문에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선 주민들과 행인들이 서로 엉켜 혼잡을 빚었다. 김모(여·41·광안1동) 씨는 "지난 총선 때도 밖에서 한참 기다리는 불편을 겪었는데 또 투표소로 지정됐다니 어이가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다른 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산진구 가야1동 제3투표소로 지정된 옥천탕 건물의 어린이집도 문을 닫은 지 오래된 장소다. 이곳 역시 공간이 협소해 유권자들이 바깥에서 줄을 선 채 추위에 떨어야 한다. 서구도 투표소 38곳 중 7곳이 실외주차장과 창고건물이다.
시 선관위 관계자는 "접근이 편한 공공시설에 투표소를 설치해야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민간업소에 임대료를 내고 빌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부산유권자네트워크 손동호 사무처장은 "투표 참여 독려에 앞서 편안하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환경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