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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석방된 제미니호 일등항해사 이건일 씨의 부인 김정숙 씨가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 자택에서 남편과의 통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최승희 기자 |
- 이건일 항해사 부인 김정숙 씨
- "예뻐했던 손자 재롱 보여줄 것"
- 박현열 선장 아들 용태 씨
- "건강검진 먼저 해드리고 싶어"
지난 1일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지 582일 만에 풀려난 MT제미니호 선장 박현열(57) 씨의 아들 용태(26) 씨는 2일 오전 7시께 아버지가 육성으로 남긴 음성메시지를 확인하고서야 아버지의 무사 석방을 실감했다. 박 씨는 "통신에 문제가 있었는지 어제는 아버지 연락을 못 받았다. 오늘 아침에야 '전화가 안 되는구나. 나중에 다시 연락하마'라는 아버지의 음성메시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귀국하면 제일 먼저 병원을 찾아 건강 검진을 해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박 씨는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그동안 소원했던 아버지에 대한 소중함과 애틋함이 커졌다. 박 씨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아버지는 1~2년씩 바다로 나갔던 탓에 부자간의 정이 돈독한 편은 아니었다. 박 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아버지에게 아들로서 부족했던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 다시 승선할지 모르겠지만 육지에 있는 동안은 함께 편히 지내고 싶다"고 털어놨다.
앞서 제미니호 일등항해사 이건일(64) 씨는 석방되는 날 딸(37·대전)과의 전화통화에서 먼저 이 말부터 건넸다고 한다. "사랑하는 우리 딸, 생일 축하한다."
이 씨의 부인 김정숙(60·부산진구 가야동) 씨는 "앞으로 12월 첫날은 딸이 세상에 태어나준 것 만큼이나 하늘에 감사하고 기쁜 날로 기억될 것 같다"며 벅찬 감정을 전했다.
김 씨가 애타게 기다리던 남편의 석방 소식을 들은 것은 지난 1일 오후 6시께. 김 씨는 "외교통상부 직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오후 5시57분 석방된 남편과 한국인 선원 모두 강감찬호 함대로 안전하게 승선했다는 소식을 전해줬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남편의 피랍 소식을 들은 후 김 씨의 삶은 하루하루가 고통의 순간들이었다. 김 씨는 "남편은 우리 부부의 노후 준비를 위해서라며 예순이 넘은 나이에 마지막으로 배를 탔다. 끝까지 말렸어야 했는데 마지막이라는 약속만 받고 보내준 게 잘못이었다"며 괴로워했다.
김 씨는 남편 이 씨가 돌아오면 가장 보여주고 싶은 것은 지난 2년 동안 쑥 자란 손자다. 그는 "남편이 손자를 끔찍이 예뻐했는데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재롱 떠는 모습을 보고 싶을 것 같다"며 "남편이 돌아오면 남은 평생은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편히 지내실 수 있도록 하겠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