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리 빌미 이들 내쫓은 이사
- 같은 수법으로 돈 빼돌려
- 市 허술한 관리감독 도마에
지난 5월에 이어 부산시 해양스포츠 보조금을 빼돌려 쌈짓돈처럼 사용한 해양스포츠단체 관계자들이 또다시 해경에 검거됐다. 이 때문에 해양스포츠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되는 보조금에 대한 시의 허술한 관리 감독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26일 해양스포츠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면서 시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A연합회 전 사무국장 B(35) 씨를 구속하고, 전 회장 C(57) 씨와 현직교사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09년부터 연간 1억 원씩 시 보조금을 받으면서 물품 대금 값을 부풀리고 차액을 차명계좌로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3년 동안 90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교육공무원인 C 씨는 지난 2009년 회장으로 선출되자 동료교사들에게 주요직책을 맡긴 뒤 을숙도에 아카데미를 개설해 교사 레저공간으로 사용하면서 5000만 원을 전용했다.
B 씨는 이들 현직 교사에게 보조금 횡령 수법을 가르쳐 주고 공모하면서도 몰래 900만 원을 챙기는 등 개인적으로 2800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이들의 행각을 알게 된 이 단체의 D(37) 이사는 이를 빌미로 C 씨 집행부를 몰아낸 뒤 같은 수법으로 보조금 400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지난 5월에도 A연합회와 같은 수법으로 정부지원금과 지자체 행사공금 1억5000만 원을 가로챈 부산 E소년단 부산연맹 사무국장과 관계 교수, 공무원 등 3명이 구속되고 6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현재 시가 지원하는 해양스포츠 활성화 보조금은 총 19억 원으로, 11개 단체에 지급되고 있다. 시는 지난 2008년부터 해양산업 육성 및 해양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보조금액 및 지원단체를 대폭 확대했다. 이에 각종 해양스포츠단체들이 사업계획서를 들고 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해 몰려들었다.
시는 이들 단체에 대해 타당성 검토를 통과하면 보조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단체의 예산 집행 관리 감독은 대회 보고서, 정산 보고서 등의 몇몇 서류 확인만으로 이뤄졌다. 시 관계자는 "불시점검 등 나름대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담당 직원에게 사법권이 없는 데다 허위 문서를 꾸며서 가져오면 도리가 없다"고 밝혔다. 최근 잇따라 불거진 이 같은 잡음 때문에 시의 해양스포츠 지원 정책이 위축되는 분위기다.
해경은 처벌을 강화해 보조금 횡령 등 범죄 유혹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경 관계자는 "내부 인사의 제보 없이 암암리에 이뤄지는 단체의 보조금 비리를 적발하는 것은 어렵다"며 "이번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관련자를 모두 입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