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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 컨벤션센터에서 내려다 신행정수도 푸트라자야 전경. 인공호수 뒤편 빌딩이 말레이시아 정부 청사다. |
- 수도 과밀화 해소 위해
- 계획건설된 신행정수도
-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
- 세종시와 내년 상반기
- 교류협약 체결할 계획
- 면적의 37% 개방공간
- 공원·수변지역 등 활용
- 400만㎡ 규모 인공호수
- 38㎞ 길이 산책로 조성
- 주민들 쉼터 역할 톡톡
- 자연환경 최대한 활용
- 도시 북쪽의 자연습지
- 인공호수 수위조절에
- 오염물 거름막 역할도
야트막한 언덕에 있는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 컨벤션센터(PICC)에서 내려다보면 신행정수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초현대식 건축물과 이슬람 전통의 모스크, 인공호수와 풍부한 녹지대가 엮어내는 최첨단 계획도시는 우리나라의 세종특별자치시와도 인연이 깊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이 푸트라자야를 방문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세종시는 내년 상반기에 푸트라자야와 교류협력 협약을 체결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도시 면적 40%가 공원 및 습지
푸트라자야는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약 20㎞ 거리에 있다. 공항고속철도가 푸트라자야를 거쳐 옛 수도 쿠알라룸푸르까지 연결된다. 푸트라자야는 국제공항과 쿠알라룸푸르의 중간쯤에 자리 잡은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과밀화된 쿠알라룸푸르를 벗어나 행정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1993년 신행정수도 건설 계획을 확정했다. 푸트라자야는 단순한 행정 중심지의 역할뿐만 아니라 주거 상업 등 다양한 기능들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6곳의 예비 후보지 가운데 푸트라자야를 선택한 뒤 과거 식민지였던 영국 문화의 영향에서 벗어나 말레이시아의 전통과 가치를 최대한 반영하도록 계획했다.
최종 계획안에 따르면 도시 면적 약 4600만 ㎡(1390만 평)에 상주인구는 33만 명을 예상했다. 도시 설계와 건축물 시공은 대부분 말레이시아 업체가 맡았으며, 약 9조 원이 투입됐다. 당초 2010년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아직 나대지로 방치된 공간을 쉽게 볼 수 있다.
도시계획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40%에 가까운 개방공간이다. 전체 면적 구성은 ▷정부시설 5.8% ▷주거 23.8% ▷상업 2.8% ▷공공시설 9.2% ▷기반시설 21.2% ▷개방 공간 37.0% ▷문화시설 0.2%로 배정됐다. 개방공간은 공원 완충녹지 수변지역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변지역의 대부분은 인공호수와 습지로 구성된다.
■인공호수 주변 산책로만 38㎞
푸트라자야의 인공호수는 약 400만 ㎡(120만 평)에 이른다. 호수를 따라 잘 정비된 산책로가 있다. 푸트라자야의 인공호수는 공무원과 가족이 90%를 차지하는 주민의 생활 활력소다. 해 질 녘이면 주민들이 호숫가를 달리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요트 카누 등 수상스포츠를 즐긴다. 시내 각급 학교의 학생들이 수상스포츠 대회를 여는 장면도 쉽게 볼 수 있다. 호수 남쪽에는 야자수에 백사장까지 갖춘 인공 해변이 있다.
인공호수의 젖줄은 도시 북쪽에 있는 약 200만 ㎡(60만 평)에 이르는 습지다. 호수의 수질을 관리하는 데 핵심 기능을 하는 요소도 수위 조절을 위한 물막이(댐)와 함께 습지가 꼽힌다. 말레이시아 공대 호친숑 교수는 "푸트라자야는 계획 단계부터 자연환경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원칙을 정하고 도시와 자연의 공존을 위한 다양한 수단을 마련했다"면서 "그 가운데 핵심적인 방안이 호수와 습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모아졌다"고 소개했다. 생태적 영속성과 다양성을 보장하는 자연환경이 시민의 여가 활동과 건강한 삶의 질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도시 북쪽에 자리잡은 타만식물원을 중심으로 한 습지는 호수로 유입 되는 오염물질들을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거름막 역할을 한다. 또 습지 곳곳에는 하루에도 수차례 내리는 소나기성 빗물을 모으기 위한 소규모 연못이 있다. 물을 저장했다가 서서히 하류의 인공호수로 흘리는 시설이다. 푸트라자야에는 호수와 습지 등 자연환경을 활용한 수변산책로가 38㎞에 이른다.
■정원 속 첨단도시
푸트라자야 도시개발 콘셉트로는 선형도시 초승달형도시 자연형도시 등 다섯 개가 심사 대상에 올랐다. 최종 확정된 것은 '정원 속 도시-첨단도시(City in aGarden-Intelligent City)'다. 높은 삶의 질과 주민들의 건강을 보장할 수 있는 좋은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건축물 설계에도 이 같은 개념은 반영됐다. 예를 들면 최첨단 건축물 안에 작은 연못을 만든 뒤, 물을 순환시키면서 에어컨 사용을 줄이는 아이디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도시개발 과정에서 마스트플랜이 재검토되기도 했다. 과연 설계에 따라 자연지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토목공사를 최소화하고 있느냐는데 대한 이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부산시 녹지정책과 전민석 주무관은 "푸트라자야의 조경분야만 보더라도 세심한 도시설계가 드러난다. 가로수는 비교적 큰 나무를 심어 산책로에 그늘이 생기도록 했으며, 건축물 주변으로는 작은나무를 심었다. 이것은 각각 특색 있고 화려한 건축물이 가로수에 가리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교적 세련된 계획도시라는 인상은 있지만 공원과 산책로 등의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 중간에 산책로가 단절되는 등 실제 주민들이 휴식공간으로 이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어 아직 도시가 완성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 쿠알라룸푸르의 공원들
- 고층빌딩과 공원 연계 디자인, 삭막함은 줄이고 편의성 높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부키트 나나스(Bukit Nanas) 공원. 파인애플 언덕이라고도 불리며, 대도시에서 야생 열대우림이 비교적 잘 보존된 곳으로 유명하다. 넓이가 10만 ㎡에 이르는 부키트 나나스 공원에는 높이 421m짜리 KL타워(KT Tower)가 서 있다. 쿠알라룸푸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타워에서 내려다본 대도시 쿠알라룸푸르는 숲 속에 도시가 생긴 것인지, 도시 안에 거대한 숲이 있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도시 외곽뿐만 아니라 고층빌딩 사이에도 널찍한 녹지대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공원으로는 쿠알라룸푸르 시티센터(KLCC) 바로 뒤편에 있는 KLCC공원을 꼽을 수 있다. 쌍둥이빌딩으로 세계 최고높이를 자랑하는 KLCC는 KL타워와 함께 쿠알라룸푸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낮 12시께 찾은 KLCC공원에는 휴식을 취하는 시민으로 붐볐다. 작은 운동장만 한 야외 수영장(사진)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주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분수에서 쏟아지는 시원한 물줄기는 한낮의 작렬하는 태양열을 식히기에 충분했다. 아이들이 첨벙거리며 뛰노는 사이에 부모들은 커다란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물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수영장 근처에 접근할 때는 신발을 벗도록 경비원이 서서 지켰다.
빼곡한 고층건물 사이에 자리 잡은 KLCC공원은 넓이만 20만 ㎡에 이른다. 공원에는 66종, 약 3000그루의 나무가 있다. 이 가운데 23종은 80년 이상된 것들이다. 비둘기 휘파람새 등 여러 종류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어 생물 다양성도 뛰어나다.
KLCC공원은 KLCC를 지을 때 비슷한 시기에 설계됐으며, 공원디자인에는 KLCC 설계팀이 참여했다. 쿠알라룸푸르의 상징이 될 고층건물을 지으면서 인근에 들어설 공원을 함께 연계해서 디자인한 것이다.
이 같은 세심함은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건축물 바로 앞에는 분수대가 있는 인공연못을 팠다. KLCC 쇼핑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호숫가에 앉아 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공연못 주변에는 식당과 카페가 늘어서 있다. KLCC 출입구에서 먼 쪽에는 산책로를 조성했다. 산책로와 연못 사이에는 작은 언덕을 만들어 양쪽이 보이지 않고 단절되도록 디자인했다. 부산시 전민석 주무관은 "두 공간을 단절시킴으로써 공원의 효용성을 높였다. 산책할 때는 고층건물이 주는 위압감 대신 최대한 편안한 느낌이 들도록, 쇼핑을 한 뒤에는 분수대와 연못가에 앉아서 시원하게 디자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