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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간부와 비정규직 근로자 등 2명이 25일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 주차장 내 송전탑에서 40일째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
- '사내하청 전원 정규직' 요구
- 최 씨, 40일째 송전탑 시위
- 사측, 확대 해석 경계했지만
- 정부·여론·정치권 압력 거세
- 소송 패소때마다 고용할 듯
현대자동차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전 현대차 사내하청(비정규직) 근로자 최병승(38) 씨를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40일째 이어지고 있는 송전철탑 농성 사태를 포함한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의 새로운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씨 고용 선언 배경
현대차는 지난 22일 울산공장의 노사 특별협의에서 최 씨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사내하청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측의 이런 입장은 이날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울산을 방문해 가진 노사민정 간담회에서 현대차를 강하게 압박한데 따른 것이란 게 노동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 장관은 이날 "현대차는 정규직화하려는 사내하청 근로자를 계획인원 3000명보다 더 많이, 계획연도인 2015년보다 더 빨리 고용해야 한다"며 "대법원에서 (정규직화) 판결을 받은 근로자를 즉시 정규직으로 고용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비정규직 경험을 인정하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 해고자나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정규직화 과정에서)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고 밝히는 등 거의 일방적으로 비정규직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해결 단초 미지수
현대차가 최 씨를 정규직화 하겠다고 해서 당장 비정규직 문제와 농성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최 씨는 울산공장 명촌 정문 주차장 내 송전철탑에서 40일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그는 농성 돌입 직후 언론을 통해 "비정규직 전원에 대한 정규직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내려가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신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현대차 발표 이후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역시 정규직 전환을 최 씨 한 사람으로 국한했다. 현대차는 "이번 결정은 최 씨 1인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이행하는 것으로 사내하청 근로자의 전원 정규직 전환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최 씨에 대한 회사의 입장 선회이지 전체 사내하청 근로자로 확대하지 말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이 같은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비정규직을 많이 고용하고 있는 다른 사업장이나 재계의 무언의 압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해법은
그렇다고 현대차가 이런 상태로 무작정 버티기에는 무리가 있다. 무엇보다 부정적인 여론과 정부, 대선을 압둔 정치권 등의 전방위 압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 씨처럼 소송을 제기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상대로 내려지는 판결에 근거해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공산이 크다. 즉 법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비정규직 노조 측에 밀렸다는 느낌을 덜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의 눈총 또한 비껴갈 수 있어 명분을 살리는 출구전략으로 안성맞춤인 셈이다.
현대차가 최 씨에 대한 발표 때 "현재 진행 중인 비정규직 근로자 등과의 법적소송 결과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것이 이를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전환을 약속한 3000명, 최 씨처럼 근로자 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한 사람(1941명), 그리고 추가로 예상되는 소송예비자까지 합치면 시기의 차이일뿐 비정규직 대부분이 정규직으로 바뀌는 효과가 나게 된다"며 "현재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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