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호선 운행 중 정지는 처음
- 노후화 주원인 1호선과 달라
- 구원 전동차 규정속도 위반
- 느슨해진 검수 주기 개선돼야

부산도시철도가 '사고철'로 전락했다. 22일 도시철도 3호선에서 전동차가 운행 중에 정지한 것도 모자라 견인하러 나선 전동차가 시속 40㎞의 속도로 추돌해 승객 11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8월 1호선 대티역에서 화재로 승객 61명이 다친 것에 이어 올해만 벌써 두 번째 대형 사고다.

그동안 도시철도 사고는 지난 1985년 개통한 1호선에서 주로 발생해 '노후화' 문제가 사고 원인으로 집중 거론됐지만, 이번에는 2005년 개통해 불과 7년밖에 안 된 3호선에서 사고가 일어나 도시철도 전체에 대한 불신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3호선은 개통 후 이번 사고 직전까지 5분 이상 지연 장애 현상이 발생한 것은 총 7회에 불과했다. 2006년 2건, 2007년 3건에 이어 2008년과 2009년 각각 1건이었고 2010년과 2011년에는 없었다. 교통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처럼 운행 중에 정지한 것은 처음이다. 이 사고는 해당 기관사의 부주의와 기계 결함, 교통공사의 구조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먼저 기관사의 부주의가 추돌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견인에 나섰던 3040호 전동차는 고장으로 정지해 있던 3038호 전동차를 시속 40㎞로 추돌했다. 정지 전동차가 곡각 지점에 멈춰 서 있어 전방 10m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구원 전동차 기관사는 고장 전동차가 정확하게 어디 있는지 몰랐다가 뒤늦게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워낙 속도가 빨라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 엄청난 속도로 충돌하면서 바퀴 6개가 탈선했고 전동차가 찌그러졌으며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교통공사 운전취급 규정에 따르면 견인 차량은 최초 시속 25㎞ 이하로 운행하다 견인대상 차량 400~500m 전 시속 15㎞ 이하로 속도를 줄여야 하고 10m 전에 멈춰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통공사의 구조적인 문제점도 노출됐다. 일부 직원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검수(檢修) 강화를 주장했다. 교통공사는 인력 운용 효율화 등을 이유로 2010년 2월 1·2·3호선 열차 검수 주기를 조정했다. 우선 일상(육안) 검수 주기를 1호선 2일→3일, 2·3호선 3일→5일로 늘렸다. 월별(정밀) 검수는 1호선은 3개월 그대로 유지됐고, 2·3호선은 3개월→4개월로 변경돼 상대적으로 느슨해졌다. 이와 함께 부산시는 2009년 정기종합감사에서 주요부품을 분해 검사하는 중간검수 주기를 2, 3호선의 경우 3년에서 2년으로, 차랑 전반에 걸쳐 시행하는 전반 검수 주기를 6년에서 5년으로 줄이도록 제시했지만 교통공사 측은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한다며 거부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10년도 안 된 전동차의 검수 주기를 거론하는 것은 이른 감도 있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 정밀하게 검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