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

- 물만골역 200m 앞두고 정지

- 구원 전동차 시속 40㎞ 추돌

- 출근길 승객 110여 명 부상

- 바퀴 탈선 등으로 복구 지체

- 市, 관계자 엄중 문책 지시

고장으로 정지한 부산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를 견인하려던 다른 전동차가 시속 40㎞로 들이받아 출근길 승객 110여 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3호선이 10시간 가까이 연산역과 대저역 사이만을 오가는 '반쪽 운행'을 해 승객들이 대체 교통수단을 찾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 8월 1호선 대티역 화재에 이어 올해만 도시철도에서 두 번째 대형 사고가 발생해 '도시철도=사고철'이라는 시민들의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22일 오전 8시15분께 도시철도 3호선 배산역에서 물만골역으로 향하던 3038호 전동차가 물만골역을 200여 m 남겨둔 지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으로 멈췄다. 전동차 안에는 300여 명(교통공사 추산)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다. 전동차가 멈춘 직후 전기가 나가면서 불까지 모두 꺼져 승객들은 암흑 속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뒤따르던 3040호 전동차는 승객들을 배산역에 하차시키고 고장난 3038호 전동차로 접근했다. 고장전동차를 대저기지창으로 옮기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구원 전동차가 곡각지점에 멈춰선 고장전동차를 미리 보지 못하고 시속 40㎞의 속도로 추돌했다. 시속 40㎞는 구원 전동차 기관사가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속도다. 이때 고장전동차에 타고 있던 승객 중 110여 명이 충격으로 넘어지거나 옆의 승객과 부딪혀 부상을 입었다. 승객들은 깜깜한 선로를 통해 물만골역으로 대피했고 일부는 팔목골절 등 중상을 입고 가까운 병원에 입원하거나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추돌 충격으로 구원 전동차의 기관사 앞 유리가 깨졌고 바퀴 6개가 탈선했다. 또 전동차가 심하게 손상을 입어 복구도 늦어졌다. 사고 발생 22분 후인 이날 오전 8시37분께부터 연산역과 대저역의 운행은 재개됐지만 복구가 지체되면서 전체 운행 재개는 오후 6시께 이뤄졌다.

부산교통공사는 전동차를 한 량씩 분리해서 수영역으로 옮긴 뒤 고장 원인을 찾고 있다. 3호선은 2005년 개통 후 5분 이상 지연 장애가 총 7차례 있었지만 2010년과 지난해에는 사고가 없었다. 이번처럼 완전히 정지한 경우도 처음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이날 오후 사고현장을 직접 찾아 사고로 많은 승객이 부상하고 운행이 장시간 지연된 데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관계자를 엄중 문책하라고 지시했다. 배태수 부산교통공사 사장은 이날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와 관련 직원의 엄중 문책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