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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있는 슈퍼트리 그로브. |
- '정원 속의 도시' 모토로
- 국토 전체 녹지공간화
- 도심 공원간 연결 통해
- 완벽한 자연 만끽 가능
- 1㏊규모의 지역 소공원
- 시민 휴식처 역할 담당
- 독특한 볼거리로 채운
- 월드클래스 파크들은 세계적인 관광명소화
싱가포르 시내 곳곳에서는 '정원 속의 도시(City in a garden)'란 표어를 쉽게 볼 수 있다. 싱가포르의 녹지 공원 계획을 압축한 말이다. 나무와 꽃을 심어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겠다는 싱가포르 정부의 의지가 함축돼 있다. 실제 싱가포르는 700㎢가량 되는 국토 전체가 공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뛰어난 녹지시설을 자랑한다. 이런 녹지정책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를 세계적인 물류·비즈니스·금융 중심도시로 이끄는데 중요한 밑바탕이 됐다.
■250m만 걸어라. 공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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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창한 열대림이 우거져 있는 '포트 캐닝 파크' 풍경. |
싱가포르 지하철 시청역에서 5분 거리에 포트 캐닝 파크(Fort Canning Park)가 있다. 부산으로 치자면 용두산공원쯤 된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공원 입구 벽면에는 16세기 이후 싱가포르 역사에 관한 부조가 새겨져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곳곳에 쉼터가 나오고, 정상에는 아직도 군사 요새가 존재한다.
아침이면 포트 캐닝 파크는 조깅하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인다. 벤치에 누워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기도 하고, 뒤로 걷는 사람들도 많다. 한낮에는 찌는 듯한 무더위를 피하기에 더 없이 좋다.
공원에는 키가 60m 이상 되는 열대성 나무가 즐비하다. 나무의 종류와 형태도 다양하다. 공원 속을 걷다보면 세계적인 대도시, 싱가포르 도심과 완벽하게 단절된 느낌이 든다. 흡사 정글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공원 안에는 야외 결혼식장과 조각공원 박물관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싱가포르 도심 공원의 특징은 '연결'이다. 공원과 공원을 연결한다는 생각은 싱가포르 녹지 정책의 핵심 가운데 하나이다. 시민들이 짧게는 250m, 아무리 멀어도 400m 안에 접근 가능한 공원이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실제로 포트 캐닝 파크 주변에는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이스타나파크, 워메모리얼파크, 에스플란데파크 등이 자리잡고 있다. 모두 공원 속에 들어가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울창한 숲을 자랑한다.
공원을 연결하려는 프로젝트는 최근 사이클족이 많이 늘면서 더 관심을 받고 있다. 부산시와 비슷한 규모의 면적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는 공원을 연결하는 250㎞ 길이의 자전거도로를 만들 계획이다. 두번째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국경선을 따라 도는 자전거 도로(around island road )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국립공원 측은 "앞으로 10년 이내에 총길이 150㎞가량의 국경선이 자전거도로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인접국과의 국경선은 물론 해안선까지 자전거도로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현재는 계획단계로 최소한 2~3년 안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공원의 개념을 차별화하다
싱가포르 정부는 공원을 지역공원, 즉 커뮤니티 가든과 관광명소라고 할 수 있는 월드클래스 파크로 크게 나눈다. 먼저 1㏊가량의 작은 공원은 싱가포르의 허파 역할을 맡도록 한다.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거나 도시락 등을 간단히 준비해서 나가면 곧바로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조성한 것이다. '정원 속의 도시'라는 개념에서도 커뮤티니 가든은 중요하게 취급된다.
월드클래스 파크로는 최근 문을 연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를 꼽을 수 있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옆에 있다. 매립지를 생태공원으로 꾸며 개장한 곳으로 싱가포르를 찾는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공원이다. 드래곤플라이 브리지(잠자리 다리)를 통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과 곧바로 연결된다.
공원에 들어서면 중국 인도 등 여러 나라의 정원을 특색있게 재구성했다. 공원 한쪽에서는 각국의 전통음식이나 건강 관련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공원 안에는 두 개의 실내 식물원이 있다. 녹지와 어우러진 건축물 디자인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일 정도다. 공원 중앙에는 커다란 조형물이 우뚝 우뚝 솟아 있다. 사실은 굴뚝이다. 이 굴뚝은 싱가포르 시내에 있는 총 300만 그루의 가로수 가지치기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태우기 위해 세운 것이다. 싱가포르는 가지치기에서 나온 나무를 태워 연간 1000가구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한다.
그러나 가든스 바이 더 베이가 유명한 것은 수퍼트리 그로브 때문이다. 거대한 화분 모양의 조경물이다. 100여 ㏊ 규모의 공원 가운데 있으며, 높이 25~50m짜리 18개가 서 있다. 슈퍼트리 그로브를 구름다리로 연결해 싱가포르 다운타운과 항만 등을 조망할 수도 있다. 야경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로 불야성을 이루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시민들이 즐기는 공원이라기보다는 관광지 성격이 짙다. 취재에 동행한 부산시 녹지정책과 전민석 주무관은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엄밀한 의미에서 싱가포르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은 아니다. 많은 나무를 심고 인공물로 치장하기는 했지만 휴식보다는 관광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면서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까지 조경 하나하나가 철저하게 연출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싱가포르 국립공원 위원회 예오 밍 동 공원개발국장
- "도시 자체를 하나의 정원으로…공원 통해 공동체 의식도 함양"
지난달말 만난 싱가포르 국립공원 위원회의 예오 밍 동(사진) 공원개발국장에게 다짜고짜 물었다. "왜 정원 속의 도시(City in a garden)냐? 도시 속 정원(Garden in a city)이라고 해야 맞는 것 아닌가?"
예오 국장은 "싱가포르 공원녹지 정책의 핵심 방향에 대한 좋은 질문"이라며 "가든시티(정원 속의 도시)는 시작일 뿐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정원도시(City of Garden)으로 가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싱가포르 시민들이 '나는 도시가 아니라 정원 속에 살고 있다'고 느끼도록 하는데 공원정책의 목표가 있다는 설명이다.
가든시티 개념은 1960년대 싱가포르가 독립한 이후 리관유 총리 시절부터 도입됐다. 당시 많은 도시가 경제발전에 온 힘을 기울였지만 싱가포르는 그 환경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먼저 '청결과 녹지(Clean and Green)'에 포커스를 맞췄다. 길에 껌이나 휴지를 버리기만 해도 엄청난 벌금을 물리는 등 강력한 정책을 편 것이다. 조경에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예오 국장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자본유치가 쉬워지고, 해외 투자가들이 몰려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자투리 땅마다 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말했다.
1970~1980년대는 싱가포르에 본격적으로 공원이 조성된 시기다. 그냥 나무만 심은 게 아니라 공원에 디자인 개념을 입혔다. 나무 한 그루를 심더라도 굵고 큰 나무를 많이 심었다. 이 때부터 도시환경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1990년대와 2000년대는 한 단계 더 도약한 기간이다. '청결과 녹지' 정책의 성공으로 주거환경이 좋아지면서 싱가포르에 대한 국제적인 지명도가 높아졌고 투자도 잇따랐다.
예오 국장은 "사실 싱가포르가 그동안의 공원녹지 정책을 통해 어떤 성공을 거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우리는 수년전부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아이디어와 프로젝트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싱가포르가 가장 먼저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공원을 서로 연결하자는 프로그램이다. 하버프런트와 포트캐닝파크 등 공원과 공원을 연결하는 것이다. 걸어서, 또는 자전거를 타고 공원에서 공원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개념이다. 예오 국장은 "공원을 어떤 경로로 연결할 것인가를 먼저 결정한 뒤 정해진 길을 따라 크고 작은 나무와 꽃을 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한 길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공원 역할을 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실현하는 효과까지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원 연결로를 따라 운전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도로 위를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정원 속을 달리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관심을 갖는 또 하나의 분야는 공원을 통한 공동체 의식의 향상이다. 이른바 '커뮤니티 가드닝' 프로젝트로, 주민들끼리 공원에서 만나 정원을 함께 가꾸면서 유대관계를 쌓는 것이다. 예오 국장은 "싱가포르 주택보급 프로그램과 연계해 실시하고 있으며, 아파트 단지 등 일정지역의 주민들이 커뮤니티 가든에서 만나 공동으로 채소를 심기도 하고, 교양 교육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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