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민·환경단체 강력 반대에
- '람사르습지 등록' 연내 불가능
- 전략 부재·추진력 부족 질타

부산시가 '생태도시 부산'을 조성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낙동강하구 생태계 복원 사업이 잇따라 좌초될 처지에 놓였다.

14일 시에 따르면 시가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낙동강 본류 기수역(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구간의 생태계) 확대 용역' 예산 10억 원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불투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용역은 낙동강 하굿둑 일부를 개방해 기수역을 복원하겠다는 구상 아래 내년부터 3년간 하굿둑 일부를 개방하고 염분 투입도, 피해 예상치, 적정 개방 정도 등을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4월 환경부의 생태축 사업 공모에 아이디어를 내고 내년부터 시행을 목표로 준비해왔다.

하지만 시 내부적으로 낙동강 하구 용역비에 대해 국가 지원을 받는 방침만 정해 예산 확보에 실패했고, 국토해양부에 예산을 요청했지만 거절을 당했다. 또 환경부 생태축 사업이 예상보다 축소된 데다 전체 사업 마스터플랜을 세우는 데 투입하겠단 방침이어서 사실상 사업비 확보가 어려워졌다.

사업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낙동강 하구 생태계 복원 민관 협의체인 낙동강하구관리협의회 재결성이 보류되는 등 추가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시가 재추진했던 낙동강 하구의 람사르습지 등록도 어민과 환경단체 반대로 연내 추진이 불가능해졌다. 람사르습지 등록에 따른 어업 행위 제약 우려로 어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고, 을숙도 등 육지 부분 등록 추진안은 환경단체들이 '축소 등록 불가론'을 앞세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가 추진하던 낙동강하구 생태계 복원 사업이 예산 확보 실패와 환경단체, 어민 반발 등으로 무산될 처지에 놓이면서 시의 환경정책 전략 부재와 추진력 부족에 대한 질타가 나오고 있다. 시가 의지를 갖고 정부와 지속적으로 예산 관련 협의를 진행하지 못했고, 어민과 환경단체 간 대화를 끌어내는 매끄러운 행정력을 발휘하지 못해 사업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시가 환경정책에 의지를 갖고 추진하기보다 여론과 정부 눈치만 살피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기수역 복원 용역 예산은 국회 예산 의결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환경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