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리 유감표명하자 검경 협의
- 경찰 "특임 겹치지 않게 수사"
- 16일 특임검사제 관련 토론회
검찰의 속전속결 수사로 초유의 '이중수사'는 검찰이 사실상 주도권을 쥐게 됐다.
검찰간부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13일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씨 측근과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8억여 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광준(51) 부장검사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김 검사는 이날 오후 3시께 특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서부지검 청사에 도착한 뒤 금품수수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직행했다.
김 검사는 조 씨 측근인 강모 씨로부터 2억4000만 원,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동생 유순태 EM미디어 대표로부터 6억 원을 각각 수수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특임검사팀은 김 검사에게 부산지역 사업가 최모 씨 명의를 빌려 차명계좌를 개설한 과정과 이 계좌를 통해 조 씨 측근과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은 경위, 받은 돈의 사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특임검사팀은 김 검사가 후배검사들과 함께 유진그룹 계열사 등에 주식투자를 하게 된 경위와 이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도 추궁했다.
특임검사팀은 전날 유 회장 형제를 동시에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김 검사에게 돈을 건넨 경위와 대가성 유무를 추궁했고 김 검사와 함께 주식투자를 한 검사 3명을 지난 주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특임검사팀은 이르면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속도를 내는 반면 경찰의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김 검사와 유 회장 형제 등이 전부 특임검사팀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경찰의 소환은 거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더는 진전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선 경찰관들은 오는 16일 세종시 인근 모처에서 전국 현장 경찰관들이 참여해 특임검사제의 문제점과 대책을 논의하는 긴급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이번 토론회는 "검사의 범죄행위는 검사만 수사한다는 식의 성역화 작업을 규탄한다"는 의미에서 마련됐다.
앞서 김황식 국무총리가 검경의 이중수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자 검찰이 경찰에 협의를 제안, 경찰이 수용하고 특임검사와 겹치지 않게 수사하겠다는 뜻을 밝혀 이중수사 사태가 봉합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검사에게 차명계좌 명의를 빌려준 부산지역 사업가 최 씨는 "너무 오래전 일이라 정확한 경위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