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심 파기 신탁회사 승소 판결
- 피고측 "관리책임 간과" 상고
- 관련 입주민 파장 커질 듯
시행사의 분양 사기로 은행으로부터 집을 가압류 당한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오션시티 퀸덤1차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아파트를 비우라는 판결이 나왔다. 은행 측이 나머지 261세대에 대한 소송을 서두르는 데다 관련 입주민 추가 조사까지 나서 이번 판결의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부산지법 민사1부(최윤성 부장판사)는 13일 부동산신탁회사인 A사가 퀸덤1차아파트 입주민 8명을 상대로 제기한 건물명도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들은 원고에게 부동산을 인도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주)대한리츠는 2005년 부산 강서구 명지동에 아파트사업을 시행하면서 국민은행 등 23개 금융기관(이하 대주단)으로부터 사업자금을 대출받았다. 대한리츠는 채무 이행을 위해 A사와 부동산담보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피고들의 부동산을 포함한 462세대에 대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해주었다. 이런 가운데 대한리츠는 2010년 피고들과 전세보증금을 내면 아파트 소유권을 피고에게 이전한 뒤 임차 기간이 끝나면 잔금을 내고 소유권을 취득하거나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피고들이 작성한 계약서에는 대한리츠 명의의 B은행 계좌가 기재돼 있었고, 피고들은 해당 계좌로 전세대금을 납부했다. 대한리츠는 이들이 지급한 전세보증금을 대주단이 지정한 관리계좌로 입금하지 않았고 원고는 이를 이유로 피고들에게 아파트 소유권 이전등기를 해주지 않았다.
결국 시행사는 피고를 비롯한 270여 세대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뒤 파산했고, 원고는 "피고들이 점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인도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원고 또는 대주단이 대한리츠에게 전세계약 체결권을 포괄적으로 위임했고 피고들은 대금지급 의무를 적법하게 이행했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들의 전세계약의 효력이 원고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한리츠가 피고들과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데 대주단의 동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역시 분양대금을 관리계좌로 완납한 세대에 한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할 뿐이며 원고가 시행사에 분양계약 권한을 위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피고 측은 "대주단과 신탁회사 등이 시행사와 시공사에 대해 관리·감독을 할 책임이 있는데 재판부는 이를 간과했다"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