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김균섭 사장이 5일 오전 과천 지식경제부 기자실에서 영광원전 위조 부품 공급과 관련해 검증과 비검증 부품 실물을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올해 고장 건수 14건

- 울진, 신고리 1·2호기 등
- 제어계통·변압기 등 이상
- 월성 1호기는 3회 중단 불구
- 수명만료 앞두고 연장 논란

# 끊이지 않는 납품 비리

- 직원들 납품업체 뇌물 수수
- 수입품 빼돌려 복제품 받기도
- 품질검증서 위조 영광 5·6호기
- 한수원 관계자 개입 여부 관심

올해 들어 유독 잦은 고장에다 이번에는 위조한 품질검증서 문제까지 불거진 원자력발전소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잇따른 고장…올해만 14건

올 들어 원전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아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원전 고장은 모두 14건이다. 이 통계는 출력감발이나 이번 위조 품질검증서 사태 때문에 일어난 원전 가동 중지는 포함되지 않아 실제로 원전 운영상 일어난 문제는 더 많은 실정이다.

영광 5·6호기는 위조한 품질검증서를 통해 납품한 부품이 대거 설치된 것으로 드러나 5일부터 가동을 정지했다. 지난 4일 새벽 신고리 1·2호기는 외부 변전소의 기기 결함 때문에 출력을 줄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에는 이번 달 설계수명이 끝나는 월성 1호기가 고장을 일으켜 수명연장 논란에 휩싸였다. 월성 1호기는 지난달 29일 발전소 운전원이 차단기를 잘못 조작해 냉각수계통 이상이 발생, 발전기를 보호하는 계전기가 동작해 발전이 정지됐다. 월성 1호기는 지난 1월에도 원자로 냉각재 펌프 문제로 발전이 정지됐고, 지난 9월 16일에도 정상운전 중 발전기의 여자변압기 고장으로 터빈과 발전기가 정지됐다.

지난달에는 전국적으로 세 차례 고장으로 원전 발전이 정지됐다. 지난달 28일에는 울진 2호기가 터빈제어계통의 이상으로 터빈증기 조절밸브가 닫히면서 자동 정지됐다. 지난달 2일 오전에는 영광 5호기가 발전소 제어계통 통신카드 고장으로, 신고리 1호기가 제어봉구동장치 제어계통 고장으로 잇따라 발전 정지되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지난 2월 9일 고리 1호기가 계획예방정비 중 협력업체 직원 실수로 정전사태가 발생했으나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다 3월이 돼서야 밝혀져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 밖에도 울진 1·2호기, 신월성 1호기, 월성 4호기, 신고리 2호기 등이 올 들어 고장을 일으켰다.

■꼬리를 무는 부품 비리

원전 부품 납품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울산지검이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원전 부품을 납품받은 한수원 직원 24명을 기소했다. 당시 지역본부의 간부뿐 아니라 한수원 본사 간부만 6명이 구속돼 내부 견제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고리원전 한 팀장이 수입품인 밀봉 유닛을 몰래 납품업체에 빼돌린 뒤 업체가 똑같이 만든 복제품을 납품받은 사실이 드러나 '짝퉁 부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납품 비리 혐의로 고리원전 직원 2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뇌물을 받고 고리원전에 보관된 중고부품을 납품업체로 빼돌리고, 이를 조립한 제품을 다시 납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품질검증서 위조 사건도 한수원 직원들의 개입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직원들이 고의로 해외 품질검증기관에서 발급한 인증서를 확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