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대로 된 수질검사 불가능
- 유해물질 규제 대책 등 시급
- 정수장서는 검출 안돼 다행
울산 상수원인 사연댐과 대곡댐의 물과 토양에서 검출된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s)는 벤조피렌, 크리센, 벤조플로란센, 인데노피렌 등 여러 가지 탄소화합물이 결합한 발암·유해성 물질이다.
최근 국내 라면제품에서 검출돼 문제가 된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울산시민의 식수로도 공급되는 상수원의 물과 주변 토양에서 나왔다는 것은 또 하나의 충격이 되고 있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이 같은 발암물질 성분이 상수원수에서만 검출되고 울산의 정수장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벤조피렌에 대해서만 물과 과자 등 식품별로 기준치를 두고 있을 뿐 크리센, 벤조플로란센 등 다른 발암성 물질이 함유된 대부분의 PAHs에 대해서는 기준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한 수질검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8일 울산과기대 최성득(도시환경공학부) 교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태화강 일대 18개 지점 중 물에서는 사연·대곡댐 등 상류 7곳, 중류 2곳, 하류 2곳 등 모두 11곳에서 농도 400∼600㎍/ℓ의 PAHs가 나왔다. 이들 지점보다 다소 낮지만 중류와 하류 등 7곳에서도 250∼300㎍/ℓ의 PAHs가 검출됐다.
토양 오염도 또한 마찬가지였다. 중류 1곳과 하류 3곳 등 4곳에서 PAHs가 검출됐는데 그 농도가 1000∼7000㎍/g에 달했다. 이는 태화강 상·중류 등 나머지 14곳의 토양에서 나온 PHAs 농도 100∼400㎍/g보다 최소 2.5배, 최고 70배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조사지점 3곳의 토양에서는 1급 발암 물질인 벤조피렌이 미국 주거지 기준치(60㎍/g)보다 높게 검출됐다.
이 같은 상황은 울산시 상수원(태화강 수계)의 물과 주변 토양에 벤조피렌 등 각종 PHAs가 다량 포함돼 있는데도 아직까지 명확한 규제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탓에 시민의 안전과 건강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울산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의 의뢰를 받아 이번 조사를 진행한 최성득 교수는 "다환방향족 탄화수소는 차량이 많이 다니는 곳이나 노천 소각, 석유화학단지 주변 어디에서든 검출되는 물질"이라며 "울산은 중국처럼 심각하게 오염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다환방향족 탄화수소는 의약물질, 환경호르몬 등과 함께 인체에 악영향을 준다"면서 "모니터링을 통해 자료를 축적하고 위해성을 평가해 하루 빨리 규제 기준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