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들어 본격화된 하천 복원
- 오염 수위 낮추는 기본정비 그쳐
- 대표적 성공사례 꼽히는 온천천
- 하수처리 미비 등 개선과제 산적
- 동천, 바닷물 유지용수 활용 눈길
- '복개 하천 첫 복원' 초량천 주목
부산의 도심 하천은 국가하천 4개소, 지방하천 46개소, 소하천 31개소 등이다. 이중 도심을 관통하는 지방하천은 23개소이며, 나머지는 비교적 도심 외곽에 있어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시의 도심 하천 복원 주요 대상은 시민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도심 속 지방하천 23개소이다.
시는 1970·80년대 도시 개발로 죽어간 도심 하천을 되살리기 위해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민, 사회단체와 도심 하천 복원 작업에 착수했고 개괄적인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기존의 복원은 도심 하천에 유지용수를 공급하고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는 수준의 기초적인 정비였고 본격적인 생태 복원은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생명 되찾은 온천천과 수영강
부산 도심 하천 복원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온천천'을 꼽을 수 있다. 온천천(남산교~수영강 합류부 길이 12.7㎞, 유역면적 56.28㎢)은 1950년대 태광산업, 송월타올 등 주변에 공장이 들어서면서 다른 하천에 비해 일찍 오염됐다. 1995년 시민을 중심으로 온천천 SOS 운동이 시작된 이후 민·관 협력으로 온천천 복원 사업이 시작됐다.
온천천 정비사업은 ▷1998~1999년 기초자치단체 하천정비 ▷2005년 낙동강물 유지용수 확보 ▷2007~2011년 1차 종합정비 ▷2010~2013년 2차 하류 생태복원 ▷2011~2013년 3차 상류정비사업 등을 거쳐 시민의 친수공간으로 거듭나는 성과를 거뒀다.
부산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초반 온천천 BOD(생물 화학적 산소요구량)는 20~50ppm(㎎/ℓ)으로 실지렁이 등 오염된 물에 사는 생물이 들끓었다. 지난 2005년 하수관거 정비와 유지용수 공급 이후 BOD는 2~3ppm으로 2·3급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물달팽이 등 2급수 서식 생물이 살 정도로 깨끗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분류식 하수관거 설치 미비로 비가 많이 내릴 경우 하수처리가 제대로 안돼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또 온천천 주변에 무리하게 친수공간을 확장하기위해 사시사철 공사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수영강(길이 19.2㎞, 유역면적 200㎢)은 회동저수지에서 시작돼 해운대 석대천, 온천천과 합류하는 가장 긴 지방하천이다. 수영강은 1988년 수영만 요트경기장 지정 이후 본격적인 정비 사업이 시작돼 ▷하류 강 주변 정비사업(1998~2006년) ▷상류 생태복원사업(2005~2011년) ▷하류 정비사업(2008~2012년)이 진행됐다. 특히 수영강 주변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끊어지지 않고 설치되어 있어 주민과 한층 가까운 하천으로 거듭났다.
■절반의 성공, 동천과 학장천
부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천(백양산~부산진구 일대, 길이 8.77㎞, 유역면적 30.6㎢)은 상류와 4개 지류 대부분이 복개되어 도심하천의 기능을 사실상 잃어버렸다. 그나마 미복개 구간인 하류(광무교~부산항 유입구간 2.6㎞)는 하수와 인근 공장 폐수 등으로 악취가 진동해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된지 오래였다.
2000년대 이후 동천 살리기에 대한 여론이 들끓자 시는 본격적인 동천 복원 사업에 나섰다. 동천 복원 과정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유지용수 확보를 위해 바닷물을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주변에서 물을 끌어오기엔 비용 부담이 컸던 탓에 여러차례 검토 끝에 북항 바닷물을 유지용수로 끌어올려 동천 상류로 흘러보낸 것. 지난 2010년부터 해수 유지용수 공급을 시작한 이후 동천 BOD는 5ppm 까지 내려가 이전(20ppm) 보다 수질 개선 효과에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동천 대부분 복개되어 있고 고가도로, 주차장, 상가 등이 들어서 생태 하천으로 복원하기엔 태생적으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에 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복개 하천 복원 대신 영광도서·서면복개시장 구간 환경 정비를 택하고 사업을 진행중이다.
서부산권 대표 도심 하천인 학장천(부산진구 개금동~사상구 엄궁동 낙동강 합류지점, 길이 5.4㎞, 유역면적 19.4㎢)은 1970년대 사상공단이 들어서면서 악취가 진동하는 썩은 하천으로 변했다. 2000년대 주민 스스로 학장천 살리기 운동을 전개, 정화활동에 나섰고 2006년부터 하천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는 등 본격적인 정비가 시작됐다. 시는 지난 2010년 정부의 '고향의 강' 사업에 선정, 학장천 상류 복개구간(1.6㎞)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을 집중 정비해 수질 개선과 친수공간 조성을 진행 중이다.
■복개 하천 복원 시도, 초량천
시는 올해 도심 하천 복원 사업 중 의미있는 과제를 시작한다. 콘크리트로 덮인 도심 하천을 복원하는 '초량천 생태 하천 복원 사업'을 연말부터 시작하는 것. 지역 내 도심하천 대부분이 도로 확보를 위해 아스팔트로 덮여버린 가운데, 부산에서는 최초로 복개 하천을 복원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각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초량천은 동구 구봉산에서 시작돼 초량동 산 58-1번지까지 길이 2.3㎞, 폭 3~8m 하천이다. 1980년대 복개됐으며 지금은 도로와 주차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초량천 복개 사업은 지난해 정부의 '청계천 +20 프로젝트'에 선정, 국비 5억 원을 들여 실시설계 용역을 실시했고 올 연말부터 2015년까지 300억 원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한다. 초량천 사업구간은 총 720m이며 중앙로에서 부산고 앞 400m 구간 복개도로를 모두 뜯어내고 물길(폭 7~10m)과 산책로, 차도 등을 조성한다.
이밖에 낙동강 지류인 덕천천(화명동~모라동, 길이 3.7㎞), 괴정천(학장동~신평·장림동, 길이 5.3㎞)은 정부의 낙동강 정비사업에 포함돼 콘크리트 바닥 정비와 친수공간 확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 이갑선 하천관리담당관은 "시 도심하천 정비 사업은 오염 정도가 심한 도심 하천의 생태 복원과 기장군, 강서구 등 자연 보존 상태가 괜찮은 외곽 지역 하천 정비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물 순환 생태도시' 꿈꾸는 부산
- 교차로 교통섬도 배수공간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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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디도랑 |
부산시는 앞으로 도심 주요 교차로에 설치하는 교통섬 모양을 볼록형에서 오목형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교차로 중간지점을 볼록하게 만들고 나무를 심었던 것을 오목형으로 바꿔 빗물을 저장하고 도로 침수도 막기 위해서다.
또 시는 향후 조성하는 도심 공원에 자연배수체계 도입을 의무화한다. 공원 가로수, 잔디, 도로 포장 등에 모두 '빗물'이 드나들 수 있도록 배수 체계를 만들어 많은 비가 내려도 침수되지 않고 자연 스스로 물을 순환시키는 시스템이다.
시가 '물 순환 생태도시 부산' 조성을 위한 첫걸음으로 생활 속에서 물을 저장, 흘려보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 '물 순환 생태도시 부산' 조성은 보여주기식 녹지 정책에서 벗어나 생태 복원을 우선하는 정책 추진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조화되는 생태 도시를 만들겠다(본지 지난 15일 자 8면 보도)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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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저류지 모습. 부산시 제공 |
부산지역 도심의 70%를 산과 언덕이 차지하고 있고, 도심 하천 길이는 대부분 5㎞ 미만이다. 또 비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내려 하천 유량이 늘 풍부하지 않다. 사실상 물이 부족한 자연 조건에서 물 순환 도시를 만들려면 도심 전체에 물이 흐르도록 물 순환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도심 하천에도 새로운 복원·보존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생태 하천 복원을 위해 ▷자생 수생식물 심기 ▷우수저류조 등 빗물관리시설 연계 홍수관리 ▷습지, 실개천 조성 ▷하천변 갈대 심기와 어류산란장 조성 등을 추진한다.
시 전형섭 환경정책과장은 "환경 분야 를 비롯한 시 행정 전 분야에 생태 복원 개념을 도입할 수 있도록 부서간 협조와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