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분양 할인'땐 지정계좌 누락
- 채권은행 중도금 입금 확인 차단
- 신탁회사 속여 소유권 이전 등기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오션시티 퀸덤아파트 입주민들이 은행으로부터 아파트를 가압류 당하는 날벼락(본지 24일 자 1면 보도)을 맞은 배경에는 시행사와 시공사의 조직적인 분양 사기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채권은행단에 따르면 이 아파트 시행사인 (주)대한리츠와 시공사인 영조주택 대표인 윤모(55) 씨 등은 영조주택이 부도나기 수개월 전인 2010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분양 대금을 빼돌렸다. 당시 윤 씨 등은 친인척과 영조주택 임·직원들을 통해 전매를 조건으로 신규 분양가의 70~90% 가격에 분양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아파트 대금을 임의로 만든 계좌로 입금할 것을 지시했다.
앞서 영조주택은 2005년 11월 아파트를 건설하기 위해 한 시중 은행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계약을 맺고 5000억 원가량을 빌렸다. 담보로 입주민들이 지급할 아파트 대금을 내걸었다. 계약에 따라 분양안내문 등에는 해당 은행 지정계좌를 명시했고, 계약서에 '계좌로 입금이 안 될 때에는 대금 납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는 조항 또한 분명히 못 박았다.
하지만 2010년 아파트 미분양 세대의 할인 분양 계약서에는 이 같은 조항과 지정계좌 표시는 사라졌다. 분양 대금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채권은행 측이 모르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이들은 이 같은 방법으로 아파트를 팔아치운 후 채권은행에는 임의로 설정한 아파트 중도금만 내고 나머지는 빼돌렸다. 이 때문에 채권은행은 중도금만 들어왔다고 보고 있으며, 반면 입주자들은 아파트 대금을 모두 치렀다고 믿고 있다.
채권은행단 관계자는 "윤 씨 등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시행사 (주)대한리츠를 이용해 아파트 대금이 모두 들어왔다고 신탁회사에 통보해 속였다. 담보신탁 회사의 경우 자금 흐름을 추적, 확인할 수 없다는 맹점을 노린 것이다. 입주자들에게는 미리 입을 맞춰 놓은 법무사를 통해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아파트 중도금만 내서는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할 수 없으며, 아파트 대금을 모두 받았다고 채권은행이 인정해 줘야 가능하다. 그러나 신탁회사가 대금완납을 증명해 줄 경우에는 이전 등기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