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책위 "책임 떠넘기기" 반발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오션시티 퀸덤1차 아파트 입주민들이 은행으로부터 아파트를 가압류 당하는 날벼락을 맞았다. 시공사가 아파트 대금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가로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퀸덤 1차 입주민 이모(여·36) 씨는 4개월 전 한 은행으로부터 '아파트 미납금 7500만 원이 있다. 내지 않으면 가압류 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받았다. 이 씨는 대금 3억 원을 지급했는데도 아파트 등기부등본에는 '가압류'라는 딱지가 붙었다. 이 씨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23일 해당 은행에 따르면 이 아파트 2866세대 중 261세대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데 이 가운데 224세대는 가압류 처분을 당했다. 입주민들이 각각 은행으로부터 청구받은 금액은 700만~3억 원으로 금액을 모두 합하면 수백억 원에 이른다.
이번 사태는 2010년 부도를 내고 공중분해된 퀸덤 1차 아파트 시공사 영조주택이 아파트 대금을 빼돌리면서 발생했다. 영조주택은 2005년 11월 해당 은행에서 아파트 입주민들이 지불할 아파트 대금을 담보로 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5000억 원가량을 빌렸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중도금과 잔금 등 아파트 대금을 해당 은행 지정 계좌로 넣었다. 이후 영조주택이 입주민들에게 따로 마련한 계좌로 아파트 대금을 입금하라고 안내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상당수 입주민은 안내에 따라 중도금을 입금했고 이후 등기 이전까지 마쳤다. 하지만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한 은행 측은 "계약서대로 지정계좌에 대금을 내지 않은 입주민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고 가압류 조치에 이어 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아파트 입주민들은 재산권 행사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입주민소송대책위원장 정모(52) 씨는 "2년 전 등기를 모두 마쳤을 때까지 은행에서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대출금 회수를 못 한 것은 은행 책임인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손실을 입주민들에게 떠넘기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