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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청 전시실에서 이색 건축전을 열고 있는 양덕복(작은 사진) 건축가가 상상력을 발휘해 디자인한 '또 다른 미래공원'. 부산시민공원에 웅장한 달을 띄워 올렸다. |
- 건축전시회서 '꿈' 소재로 소개
- 높이 무려 400m, 황령산과 비슷
- 시민이 만들고 띄운 '부산대월'
- 도시건축 스토리텔링의 마력
한창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인 부산시민공원(하야리아). 이곳엔 어떠한 꿈과 비전이 내장돼 있는가. 대답이 궁하다면 파격적인 상상력으로 '꿈'을 스토리텔링한 건축전시회를 한번 찾아볼 일이다. 양덕복(52) 금상건축기획(K.S.A) 대표가 '내 곁의 부산을, 내 곁의 공간을'이란 주제로 부산시청 2층 제3전시실에서 오는 21일까지 열고 있는 건축전이다.
부산시민공원 상공에 우람한 달이 떴다. 화려하고 웅장하다. 공원의 네 모퉁이에서 발진한 대형 기둥이 상공에 꼭짓점을 만들어 달을 올렸다. 높이가 400여 m. 황령산 높이와 비슷하다. 세계 어디에도 이런 웅장한 달은 없을 것 같다. 이름하여 부산대월(釜山大月). 이 달은, 부산 시민이 만들고 띄운 달이다. 과학기술문명의 상징이요, 우주와의 동행이다. 시민의 염원이면서 평화에의 기구(祈求)라는 의미도 품고 있다.
4개의 대형 기둥에는 자기부상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다. 오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10여 분. 단순한 상승이 아닌 '달나라'로 오르는 길이다. 오르면서 맛보는 상승감과 조망은 신기하고 짜릿하다. 달나라에 이르면 하늘정원(우주공원)이 기다린다. 도시 소음마저 잦아든 곳. 하늘과 대화하기에 그만이다. 하늘정원에서 마시는 한잔의 커피맛이란!
이 정도면 충분히 매력적인 미래형 관광자원이 되지 않을까. 도시건축 스토리텔링의 마력이다. 건축전을 마련한 양덕복 대표는 "꿈을 꾸고 상상력을 발휘하면 도시 공간은 얼마든지 변용과 가치 재창출이 가능하다"면서 "그 바탕은 결국 문화적인 힘일 것이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도시가 발휘할 수 있는 상상력의 반에 반도 못쓴 채 부산의 자존심과도 같은 공원을 만들고 있다. 부산시민공원의 설계자는 익히 알려져 있듯이, 세계적 공원 설계자인 제임스 코너다. 100여 년간 주권이 미치지 않던 곳, 미국이 점유해 온 땅을 돌려받아 다시 설계를 맡은 이가 또 미국인이다. 역설이다. 왜 우리 손으로, 우리 힘으로 설계할 수 없었던가. 양 대표의 건축전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부분도 이 대목이다. 그래서 그가 내민 반전카드, 즉 상상력의 향연에 관람객들이 흥분하는 것이리라.
그가 주목한 도시 공간은 부산시민공원 외에도 해운대, 영화의전당, 광안리, 구포역, 용두산, 을숙도, 사직운동장, 사상, 북항 등 10곳에 이른다. 해운대는 '섬+자연+인간'을 주제로 오륙도를 닮은 거대한 바위 형태의 차양을 씌웠으며, 광안리 해변엔 광안대로를 마주 보며 해변을 따라 말굽 형태의 거대한 산책로를 펼쳐냈다. 구포역에는 구포시장을 연계한 신개념 구포나루를 재현했고, 사상공단엔 거대한 산소 회랑을 만들었다. 모두 색다르고 파격적인 상상력의 산물이다.
전시회를 본 시민들의 반응은 "정말 기발하고 파격적이다"는 쪽과 "터무니없고 황당하다"는 쪽으로 나뉘는 듯 했다. 하지만, 공히 점수를 줘야 할 부분은 꿈꾸는 자의 자유, 상상력의 파격에 대한 공감이다. 전시실에서 누군가 속삭였다. "그래, 문제는 스토리야. 스토리텔링이 도시 건축을 숨쉬게 하고 신나게 한단 말이야." 듣고 있자니, 갑자기 달나라에 가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렸다.
(사)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상임이사 chpar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