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년도 수시 및 입학사정관제 면접을 앞두고 부산시교육청이 지난 14일 부산 동래구 동래원예고등학교에서 마련한 모의면접에 참가한 한 학생이 평가 교사들 앞에서 자연 수리영역 모의면접을 하고 있다.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 부산시교육청, 250명 대상
- 실제와 동일한 환경서 연습
- 지원 학과에 대한 지식 쌓고
- 출제의도와 다른 답 피해야

"수시모집에 지원을 한 많은 고3 학생들에게 지금은 면접의 시즌이다. 오는 11월 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에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 많은 대학들이 수시 지원에 따른 심층면접을 시행한다. 심층면접을 보는 대학들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면접 점수가 당락에 끼치는 영향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3, 14일 부산시교육청은 부산 동래구 온천동 동래원예고등학교를 통째로 빌려 '모의 수리 구술·심층면접'을 부산지역 고교의 희망자 25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번 모의면접 총괄 단장 서진관(동래고) 교사는 ▷면접을 어떤 식으로든 미리 체험·연습해보는 것은 중요하다 ▷자신이 지원한 대학과 학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놓고 시작한다 ▷막연한 공포와 긴장은 버리자 ▷습관적인 행동 등을 잘 점검하자 등의 면접자 유의사항을 강조했다.

■실제 면접과 동일한 환경 체험

시교육청 교수학습기획과 변용권 장학관은 "대학에서 시행하는 실제 면접과 동일한 환경을 조성해 모의면접을 실시한다는 점과 부산지역에서 경험과 실력을 검증받은 우수 교사 29명을 모의면접관으로 배치했다는 점"을 이번 행사의 특징이자 자랑이라고 꼽았다.

모의 심층면접의 흐름도는 대략 이랬다. 수험생들은 먼저 '구상실'로 들어가 면접문제를 받는다. 인문계는 지식과 판단을 함께 묻는 토론형 문제, 자연계는 수학 물리 생물 화학 지구과학 등에 걸친 심도 있는 구술형 문제였다. 구상실에서 면접에 임하는 태세를 가다듬은 학생들은 곧이어 실제 '면접실'로 가서 모의면접관들과 약 15분의 면접을 실전처럼 치렀다.

이 시간이 끝나자 학생들은 '피드백실'로 갔다. 여기서는 방금 모의면접을 봐준 교사가 기다리고 있다가 해당 학생의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를 놓고 장점과 보완점을 조언한다. 여기서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한 학생은 끝으로 다른 학생이 모의면접실을 진행하고 있는 방으로 가서 '다른 학생은 어떻게 하는지' 참관했다.

■비슷한 유형의 실수와 단점 노출

심층면접은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해당 과목과 전공에 대해 상딩히 깊이 있는 지식을 요구한다. 이날 모의면접장소에서 이 같은 지식까지 보완하고 점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날 모의면접실 5군데 이상을 직접 다니면서 살펴본 결과, 수험생들이 지식의 영역이 아닌 말투, 행동, 논지전개방식 등 태도와 형식과 관련된 측면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실수와 단점을 자주 노출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잠깐만요. 학생은 면접 도중에 긴장을 하니까 다리를 떨거나 손을 꽉 모아쥐는 평소 버릇이 그대로 나오는군요. 몸이 그렇게 경직되면 마음도 경직되고 면접관에게도 나쁜 신호를 줄 수 있어요." 인문계 모의면접관을 맡은 김태진(개성고) 교사가 한 학생의 면접태도를 지적했다.

그러자 곁에 있던 또다른 모의면접관 이성하(예문여고) 교사는 동시에 모의면접에 임하던 두 명의 학생을 향해 "예시를 아주 훌륭하게 들어놓고도 추가질문에 대한 순발력이 너무 떨어진다. 이건 약점으로 작용한다"며 단점을 알려줬다.

자연계반의 모의면접은 제시된 문항에 대해 깊은 토론을 나누는 것 같았다. 여기서도 역시 면접경험이 없는 수험생의 자신감 없는 목소리, 그리고 문제 출제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시시콜콜 자신이 아는 내용을 장황하게 말하려는 태도가 모의면접관의 시선에 걸려들었다.

모의면접관 박철호(백양고) 교사는 수험생에게 "내신과 자기소개서를 보면 경쟁력이 있어서 면접이 매우 중요한데 면접관에게 등을 돌리고 칠판을 향해 문제풀이를 하면 중얼중얼거리는 것 같고 자신감도 떨어져보인다"고 들려줬다.

■친구들끼리라도 모의면접 기회 가져라

모의면접관으로 참여한 교사들은 "실제면접에서 면접관은 극복해야 할 '적'이 아니다. 면접관의 눈을 응시하고 자신감 있게 대응하는 기본태도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에서 모의면접 등의 기회가 적다면, 친구들끼리 모여 모의면접실습을 해보고 단점을 보완하면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