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무시간 조절 등 과제 도출

"명절에 선물, 상여금 외에 CEO(최고경영자)가 손수 쓴 연하장을 집으로 보내주면 가족들이 굉장히 기뻐할 것 같아요. 회사에서 아빠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할 거예요."

"어린이날 자녀를 회사에 초청해 부모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일터 체험도 해보면 가족 모두 좋을 것 같네요. 부모님을 존경하는 마음도 생겨나고…."

부산 CEO가 가족친화적 기업 분위기 조성을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기 시작했다. 대다수 근로자가 '일'에 매달려 가정에 소홀하고 있는데,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이 직접 가족친화적 근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은 16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일·가정을 위한 부산 CEO 포럼(이하 포럼)'을 열고 5개 분과위원회를 구성한다고 15일 밝혔다. 분과위는 ▷가족 ▷소통 ▷평등 ▷스마트워크 ▷홍보 등으로 나뉘어 각 주제에 맞춰 일·가정 균형 실천을 위한 과제를 도출하고 실천 방법을 모색한다.

시는 출산장려 분위기 확산과 일·가정 균형 발전을 위해 지난해 유통, 금융, 제조, 의료 등 다양한 분야 기업 CEO 20명으로 포럼을 결성했다. 그동안 활동은 전문가 초청 강연을 2회 여는 데 그쳤지만, 최근 가족친화적 근로 환경 조성에 대한 여론이 높아진 만큼 더욱 활발한 활동을 위해 분과위를 결성하게 됐다. 지역 기업 99% 이상이 중소기업이고, 제조업체 비중도 상당해 가족친화적 근로환경 조성에 대한 관심이 적은 만큼 포럼을 활발히 운영해 다른 기업에도 파급효과를 미치려는 전략도 한 몫했다.

분과위는 포럼 회원들이 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세부 실천 과제를 정하고 적용 가능한 것부터 당장 실행에 들어간다. 집중근무시간제, 시차출퇴근제 등 근무시간 조절부터 CEO 일일교환 근무제, 가족기념일 축하, 직장 시니어팀 운영 등 다양한 실천 과제가 도출됐다.

남성 직원을 위한 요리 강좌 개설, 직장 보육시설 다른 기업에 개방, 스포츠 가족 단체 관람 등 이색 아이디어도 나왔다.

시 김희영 출산보육담당관은 "각 분과위에서 도출한 세부 과제는 기업들이 당장 실천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가족친화적 직장 문화 조성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