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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뉴욕 맨해튼의 미드타운에 있는 브라이언트 파크를 찾은 뉴요커들이 잔디광장에서 '틈새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
◇ 美 뉴욕 브라이언트 파크
- 맨해튼 미드타운 중심에 위치
- 중앙 잔디밭엔 직장인 등 북적
- 산책로·정원 등 인프라 다 갖춰
- 인근 록펠러 센터 내 로아플라자
- 통로의 화단·벤치, 휴식처로 각광
◇ 대도시 곳곳에 조성된 공원
- 센트럴 파크 등 대규모 공원에다
- 도심 자투리 공간 적극적 활용
- "생활의 공간… 청결·디자인 중요"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오전 11시30분께. 미국 맨해튼 미드타운에 있는 브라이언트 파크에는 매일 진풍경이 벌어진다. 말쑥하게 차려 입은 사람들이 공원에 몰려들기 시작한다. 금세 공원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인다. 대부분 맨해튼의 중심 미드타운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다. 브라이언트 파크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록펠러 센터 등 초고층 빌딩 숲 사이에 있다.
공원 중앙에 조성된 잔디밭에는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눈을 감고 음악을 감상하고,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누워 있는 사람도 있다. 산책로가 조성된 숲길의 벤치에는 조용히 책이나 신문을 읽고,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사람으로 넘쳐난다. 여느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듯한 친숙한 모습이다.
■책 읽고 인터넷 하고 수다 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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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유니언 스퀘어 파크에서 햄버거 등으로 점심을 먹고 있는 뉴요커. |
브라이언트 파크는 바쁜 일상에 쫓기는 뉴요커들이 점심시간이란 '틈새의 자유'를 누리고 공간이다. 도시 생활에 찌든 직장인의 해방구 쯤 된다고나 할까. 이래서 뉴요커들은 브라이언트 파크를 '맨해튼 한복판의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라고 한다. 면적 3만9000㎡의 작은 공원이 뉴요커의 사랑을 받는 이유다.
브라이언트 파크는 비즈니스맨을 위해 무선 인터넷을 서비스한다. 리딩룸도 있어 누구나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다. 공원 북쪽에 맞닿아 있는 뉴욕공립도시관이 아름다운 햇살을 맞으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운영시간도 오전 11시~오후 7시로 직장인들을 배려했다.
그렇다고 직장인의 자투리 시간 활용만을 위한 공원은 아니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우거진 숲이 있는 산책로, 3000여 개의 벤치와 이동 의자, 깨끗하고 청결한 화장실, 계절별 꽃이 화사한 정원, 체스테이블 등 도심 공원이 갖춰야 할 인프라는 거의 다 조성돼 있다. 유명 작가의 낭독회와 사인회, 무료 요가 레슨 등 주민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구연동화 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유모차 부대가 대거 공원을 찾는다. 공원 한켠에선 탁구 등을 즐길 수 있는 체육시설이 있다. 브라이언트 파크는 바로 뉴요커의 삶이 있는 공간인 것이다.
브라이언트 파크 인근 록펠러 센터의 빌딩 중앙에 있는 로아플라자는 옥외 가든식 휴게 장소다. 여름에는 옥외 레스토랑이,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한다. 이곳이 뉴요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로아플라자로 통하는 골목길에 조성된 화단의 역할이 크다. 예쁜 꽃과 나무가 예쁘게 심어져 있고 벤치처럼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곳 역시 점심 때면 도시락과 커피를 든 직장인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일상의 공간…청결 디자인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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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딩 숲 사이에 조성된 쌈지공원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뉴요커. |
이처럼 뉴욕과 시카고 곳곳에는 직장인의 삶이 스며든 공원이 조성돼 있다. 맨해튼의 센트럴 파크나 시카고의 그랜트 파크, 링컨 파크 등 광활한 도심 대규모 공원은 말할 것도 없다. 록펠러 센터처럼 빌딩 숲 사이의 자투리 공간에 숲과 벤치 등이 있는 쌈지 공간이 즐비하다. 맨해튼 허드슨 강변 첼시지역 빌딩 사이에 있는 하이라인은 지상 높이 10m의 고가 화물 철도를 철거하지 않고 꽃과 나무, 풀을 잔뜩 심고 벤치를 설치해 공원으로 만들었다.
이들 뉴욕과 시카고 공원은 직장인들이 짧은 휴식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섬세한 배려를 한다. 인심이 야박한 미국인데도 공원 대부분이 무선 인터넷을 제공하고 벤치 모양도 눕거나, 옮길 수 있는 등 다양하다. 브라이언트 파크의 위탁 운영사인 BPC의 린지 보일런(여) 사업총괄이사는 "공원은 자연보호구역이 아니라 생활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청결과 심미적인 디자인 등을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게 만들어 사람들이 많이 찾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재에 동행한 강대욱 대아종합조경(주) 전략기획실장은 "일상의 삶이 있는 공간으로 공원이 변하고 있다"며 "부산 도심에 조성되는 부산시민공원과 (가칭)부산중앙광장이 가꿔가야 할 미래 모습도 바로 이런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맨해튼 첼시지역 하이라인
- 철도 폐선 이용한 '고가도로 공원'
- 허드슨강 일몰 등 눈앞에 펼쳐져
- 교통기능 상실 후 철거·보존 공방
- 예술인들 혁신적 도시재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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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 시간 때인 오후 6시께 뉴욕 첼시지역의 고가공원인 '하이라인'의 벤치에 누워 쉬고 있는 뉴요커의 모습이 여유롭다. |
구조가 참 독특했다. 우선 공원이 땅에 조성돼 있지 않은 게 신기했다. 건물 2층이나 3층 높이에 공원이 있다. 그런데 옥상 정원은 아니다. 건물 위에 조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모습을 따져 굳이 이름 붙이면 '육교나 고가도로 위 정원'쯤이나 될까.
미국 뉴욕 맨해튼 첼시지역의 '하이라인'. 뉴욕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불리는 신개념 생태공원이다. 그만큼 구조는 물론 탄생 자체가 범상하지 않다. 하이라인은 높이 10여 m에 길이 1.6㎞에 조성된 고가 공원이다. 게다가 이 공원은 철도를 재생했다. 웨스트 사이드 노선으로 맨해튼의 로어 웨스트 사이드에서 운행하다 폐쇄된 2.33㎞의 고가 화물 노선의 일부에 공원을 만들었다.
공원은 12번가에서 남쪽으로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30번가까지 뻗어나가고 첼시 지구를 거쳐 쟈비츠 컨벤션 센터 근처의 웨스트 사이드 야드까지 빌딩 숲 사이를 지난다. 초고층 빌딩의 창문 너머 바로 앞에 조성돼 있는 것이다.
옛 철도 역사 건물에 올라서면 허드슨 강이 눈 앞에 펼쳐진다. 카페에는 차 한잔하며 강변 뷰를 감상하는 뉴요커로 넘쳐나고 소규모 공연도 잇따른다. 이곳 허드슨 강변의 일몰은 뉴욕의 새로운 명물로 사랑을 받는다. 여기서부터 길이 1.6㎞, 너비 4~10m의 옛 철길에는 꽃과 나무, 풀을 잔뜩 심고 벤치를 설치했다. 봄과 여름이면 아름다운 꽃이 만발하고 가을이면 억새가 바람에 날리는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빌딩 숲 사이로 길게 조성된 공원의 특성을 살려 빌딩과 공원을 바로 오갈 수 있도록 곳곳에 연결 계단을 만들었다.
도심 한 가운데, 그것도 고가 철도에, 이런 입지에 특이한 공원을 만드는 데 논란이 없었다면 이상한 일. 애초 철도는 뉴욕이 세계 무역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뉴욕항과 맨해튼 도심을 연결하는 핵심 교통수단이었다. 이 철도는 1950년대 이후 산업·운송구조가 급변하면서 거대한 고철덩어리로 전락, 도심 흉물로 방치돼 왔다.
1990년대 말께 허드슨 강변에 고급 주상복합건물이 속속 들어서면서 개발업자들은 도심 발전을 가로막는다며 하이라인 철거를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첼시 예술인 공동체는 맨해튼의 상징이라며 보존해야 한다며 맞서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논쟁 끝에 하이라인은 혁신적인 도시재생을 실험하는 장으로 시도됐다. 도심을 순환하는 하이라인의 기본골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다른 교통수단과 분리된 보행자만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기본 아이디어였다. 조성계획을 짜는 데만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고가에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도심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땅길을 차에 내주고 사람이 지상으로 다니는 게 올바르지 않다는 주장도 나와 또다시 논란이 빚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하이라인은 들어섰고, 맨해튼을 상징하는 랜드 마크가 됐다. 하이라인이 사랑을 받으면서 인근지역 부동산 인기가 급등하는 현상까지 가져왔다.
뉴욕·시카고